피부 좋아지는 법? 무조건해야 하는 피부관리 비법

택배기사 피부관리 비법

by 김희우

택배기사와 피부관리라니, 너무나 안 어울리는 주제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당당하게 쓸 수 있다. 만약에 ‘택배기사’가 빠진 그냥 피부관리 얘기였다면 한 줄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었을까? 그저 노트북 빈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며 깜빡이는 커서와 밀담을 주고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도 양심이라는 게 있어, ‘피부관리 이야기는 모공이 안 보이는 백지장 같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배기사’라는 직업군 내에서는 상위권 피부에 속한다고 자신하기에 이 주제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지금은 이렇다 할 잡티가 딱히 없는 편이지만, 십 대 때는 피부가 안 좋았다. 일단 에너지가 넘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피부가 타서 새까맸고, 여드름이 한번 나면 꽤 크게 나는 편이라 아프기도 했고 보기도 안 좋았다.

언젠가 친구가 추억이랍시고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찍은 사진을 보내온 날이 기억난다. 별생각 없이 봤는데 ‘내가 정말 이랬었나?’ 싶을 정도로 피부가 어둡고, 얼굴 한복판에는 시뻘건 여드름 여러 개가 커다랗게 돋아나 있었다. 그런데 그 사진보다 충격적인 건 마침 옆에 있던, 친구의 반응이었다.

“이건 누구야?”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였던 모양이다. 피부라는 게 인상을 결정하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하지만 이 ‘피부 흑역사’ 시절은 내게 피부관리 습관을 들이게 해준 소중한 시기였다. 큰돈을 들여 피부과 시술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면 ‘습관’을 얻지는 못했을 거다. 학생이라 주머니가 가벼운 덕에 세안과 보습 위주의,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별건 없지만 육체노동을 하다 보면 기본도 하기 힘들 때가 있고,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피부는 금방 상해버린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매일 지키는 피부 루틴은 세 가지다.


1. 선크림 매일 바르고, 햇볕이 센 날엔 덧바르기

너무나 중요한 내용이라 1번에 넣었다. 예전에 모녀 관계로 보이는, 상당히 닮은 두 여성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나이 차가 적어도 2,30년은 돼 보이고 굉장히 닮아 당연히 엄마와 딸일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쌍둥이 자매였다. 한 명은 평생 선크림을 잘 발랐고 한 명은 바르지 않았는데, 선크림을 바른 쪽이 주름과 기미가 없어 딸 뻘 노 보일 만큼 어려 보였다. 그 사진을 본 이후 선크림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어, 비가 오는 날도 하루 종일 집에서 쉬는 날도 선크림은 빼놓지 않고 바른다. 그 덕분에 기미 없는 밝은 톤의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선크림을 꾸준히 바르면 멜라닌 색소가 조금씩 줄어들어 피부가 하얘진다는 연구결과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몰라도, 학창 시절 까맸던 내가 하얘진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다. 물론 이 시대에 하얀 피부가 무조건 낫다는 시대착오적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중세 유럽풍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도 백마 탄 금발 왕자님이 아닌 흑형이라는 이 시대에 설마 그런 주장을 하겠는가.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목은 ‘브리저튼’이라고 한다. 넷플릭스 리뷰 블로그 글로 많이 소개돼 알게 되었다.) 그을린 피부가 멋지게 어울리는 사람도 있지만 내 경우엔 학생 때 그을린 피부가 너무 안 어울렸던 기억이 있기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피부색은 둘째 치고, 노화 방지를 위해서 선크림은 정말 중요하다. 피부색을 어둡게 하고자 태닝을 할 때도 선크림은 필수라고 하니 말이다.


2. 저녁엔 꼭 클렌징 오일로 이중 세안하기

처음에 클렌징 오일을 봤을 때는 아무리 씻어낸다고 해도 얼굴이 기름져질 것 같아 꺼려졌다. 하지만 낮에 도포한 선크림이 모공을 막지 않도록 깨끗하게 씻어내려면 클렌징 오일은 필수다. 클렌징 오일을 물기 없는 얼굴에 바른 뒤 1분 정도 마사지하고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면 된다. 이 과정에서 블랙헤드나 모공에 막힌 피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여드름이 종종 나는 지성 피부인 분들도 용기 있게 쓰기 바란다. 클렌징 오일로 선크림을 부드럽게 제거하고 난 뒤엔 클렌징 폼을 거품 내 두 번째 세안을 한다. 그러면 클렌징 오일의 미끈거리는 잔여물도 말끔하게 제거돼 상쾌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3. 로션 바르기

뭐든 복잡한 걸 시도해서 아예 안 하게 되느니 단순하게 매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에센스니 팩이니 앰플이니... 피부관리를 위해 바르는 온갖 것들이 있다는 걸 대충은 알고 있지만, 솔직히 여러 단계의 피부관리를 매일 할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최소한 피부가 유수분이 부족해 당기지 않을 정도로만 최소한의 관리만 하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좋은 성분의 올인원 로션을 딱 하나만 바른다.

올인원 화장품의 기능성은 보통 다음과 같다. 미백, 주름개선, 피부 진정, 수분 공급, 피지관리.

화장품을 여러 개 바르는 게 귀찮다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올인원 화장품을 하나만 꼭 바르는 것을 추천드린다. 올인원 화장품 외에 추가로, 남자들 중에 보디로션을 바르지 않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습한 여름엔 그렇다 쳐도 그 외의 계절에는 반드시 발라야 한다. 봄가을엔 특히 건조해서 보디로션을 제대로 바르지 않으면 살갗이 가렵고 긁다 보면 살비듬이 생기기도 해 비위생적이다. 운동을 열심히 해 몸이 좋다 한들, 살비듬이 떨어지는 순간 매력 반감이다. 그리고 피부에 윤기가 돌면 같은 근육이어도 더 근사해 보인다. 트레이너들이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거나 보디 프로필을 찍을 때 보디 오일을 발라 피부를 반짝이게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관리를 열심히 하는 시대라 너무 기본적인 것들을 가지고 관리라고 써놓으니 조금 낯부끄럽긴 하다. 하지만 이 최소한의 관리도 익숙지 않은 남자들이 아직은 꽤 많은 것 같다. 내 지인 중에는 화장품 가게에 가는 게 쑥스러워서 엄마가 사다 주는 화장품만 쓴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런 분들은 용기를 내서 본인이 직접 로션과 선크림을 골라보기를 제안드린다. 자기 피부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결국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 골라야 좀 더 애정이 가서 매일 꾸준히 바르기 좀 더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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