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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연꽃, 목련의 위로

고요히 꽃을 피우는 목련의 계절

by 마론도


나무 위의 연꽃, 목련.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난다.

탁한 물아래에서도 물들지 않고,

조용히 자신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연꽃을 보며 말한다.

“흙탕물 속에서 피어난 순결함”,

“영혼이 깨어나는 꽃”이라고.


목련(木蓮)은 그 연꽃이

하늘로 올라온 듯한 꽃이다.

‘나무 위에 핀 연꽃’이라는 뜻처럼,

그 이름부터 이미 연꽃의 기품을 닮았다.


목련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다.

다른 꽃들보다 먼저, 봄의 초입인 3~4월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지만

조급하게 뽐내지 않는다.


마치 깊은 고요 끝에 도달한 사람처럼,

그 모습은 단정하고도 품위 있다.

고결함, 숭고한 사랑, 그리고 포근한 위로.

그래서인지 꽃말도 그 모습을 닮아있다.


한겨울을 묵묵히 견디고 난 뒤

가장 먼저 피어나는 그 순간,

세상은 다시 따뜻해질 준비를 한다.

소란스러운 계절의 문 앞에서,

목련은 말없이 피어나

존재만으로 위로를 건넨다.


진흙 속을 지나 피어난 연꽃처럼,

목련도 긴 시간의 인내 끝에 마침내

나무 위에서 꽃을 피운다.


그 꽃잎은 모든 것을 조용히 감싸안는 듯,

부드럽고 넉넉하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다.


조용히 견디고, 기다려야 하는 때.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어 꽃으로 피어나는 시기가.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더라도

지나온 시간을 온몸으로 대답하듯.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고요히 꽃을 피우는 목련.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위로와 응원이

되어주는 고마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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