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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다 Jan 18. 2024

글 위의 인생



글과 삶, 이 중에 나에게 더 상위 가치는 어느 것일까.

글쟁이라 하여도 글보다는 삶이 더 중하지 않을까.

짧은 글이라도 어떤 글은 그 몇 줄을 쓰기 위해 온 영혼을 갈아 넣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수많은 한숨과 눈물과 비통함과 절망을 지불하고 얻은 몇 줄의 글은 얼마나 진실한 것일까. 혹시 내가 감정이나 현실을 왜곡하거나 지나치게 부풀려 표현하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설혹 과장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순간의 진실이었으리라 믿는다. 

눈물과 땀, 숱한 실패와 실수담을 팔아 구독자를 얻었다. 간혹 그 사실에 부끄러워진다.


가슴이 답답해서 글을 쓸 때가 많다. 간혹 글을 쓰고 나면 벌레가 탈피하듯 부정적인 감정을 벗고 반짝 나아질 때도 있다. 그렇게 한 걸음 나아간다. 보다 잘 살기 위해, 제대로 살기 위해 글을 쓴다. 글쓰기는 완성된 삶을 위한 사다리며 도구다. 완벽한 인간이라면 글을 쓸 이유도 욕구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글을 지어야 할 것인가. 똑똑하지도 않은 내가 머리를 감싸 쥐며 습작 소설이랍시고 한 줄 두 줄 힘겹게 내딛는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개인적인 일을 떠벌린다. 이대로 멈추면 태어난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현실의 나는 성질 급하고 애교 없고 게으른 사람이다. 하지만, 글을 씀으로써 조금은 더 나은 내가 된다. 글로 지은 나의 삶, 나의 길, 이것이 나의 최선이다.



*제 글을 읽고 구독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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