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 남쪽 자락, 백로가 노니는 남강을 따라 자리 잡은 소도시 진주에 내려온 것도 벌써 십 년이 넘었다. 10여 년 동안 타지인으로 진주에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과 내가 사랑하는 풍경들을 떠올리며, 지나온 내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서부 경남의 중심지라는 진주로 이사오기 전에 많이 들은 말은 타지인에게 배타적이라는 것이었다. 다소 그런 면은 없지 않으나, 서울경기권이나 광역시처럼 타지인의 비율이 많은 곳이 아니라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양산시보다 인구가 조금 적은 33만 명의 소도시 진주. 부산으로 치면 해운대구의 인구수에도 미치지 못한다.
광역시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아온 나에게는 어쩌면 적당한 규모의 도시다. 인근의 군郡 지역은 여행 가기는 좋으나 생활하기에 답답한 점이 많고 병원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구는 오랜만에 가면 차도 사람도 너무 많아 정신없이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살기에 딱 알맞은 규모에 아이들 키우기도 좋은 교육도시라는 것이 진주의 첫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