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상에나온개세 Jul 08. 2022

2. 세무사 시험만 통과하면 될 줄 알았지(1)

고시 출신 1인 세무사의 개업투쟁기


https://litt.ly/solartax

세상에나온개세의 솔라로운세금생활 :D



자격증 따면 평생 잘사는 거 아니야?


근세 중에는 조금 오래 되었다고 쳐줄 수 있는, 그러나 근세 외의 회사에서는 꼴랑 그정도도 경력이라고? 칠수 있는 꼴랑 만 4년이라는 근무세무사로서의 나는 그저 좌정관천,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들으면 스트레스기에 아직 나는 개업할 생각이 없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다른 세무사들이 어떻게 자신의 터전을 일궈나가는지에 대해서 벙어리 겸 귀머거리 4년을 보냈다.



언젠가 어떻게 세무사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할 날이 있겠지만 (사실 어제 일부 적었다가 글이 날아갔다.. 삭제해버렸다.. 업무나 글이나 저장은 필수고 삭제를 누르기 전에는 백업은 반드시 필수인 것 이였던 것이였다...) 진로고민에 있어서 주변에 아무도 사업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애초에 세무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것도 딱 그 시기였기에 그냥 시험만 합격하면 평생을 자격증으로 잘 먹고 잘사는, 그런 것으로만 알았다.



이 쯤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인데, 현재의 나와는 조금은 다를수 있겠지만 진로고민시의 나는 한 달에 월급 300만원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애초에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 성장과정에 있었기에 첫 월급이 300만원이 보장되고 또 어느정도의 전문직일 거니까 그냥 막연히 잘 살겠거니.. 싶었던 듯 하다. 사실 금전적인 부분만 진로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였으니까.



그렇게 세무사가 되고나니 왠 걸, 수습세무사로 첫 출근 날 사수가 "더존을 켜보세요" 하니 "더존이 없는데요?" (혹시나 추후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말하자면 SMART A // WEHAGO 등 다양한 버전의 세무프로그램을 지칭한다. 수습세무사가 되신다면 한 번 인터넷 눈팅이라도 하시고 가시길...) 을 시작으로 평생 세무 / 세법이라고 연고가 하나도 없던 20대 그냥 자격증 취득자는 세무업계의 현실을 마주하니 그야말로 이론과 실무에 대한 괴리감과 백면서생(근데 생각해보니 난 하얗지가 않다. 흑면서생이라고 해야하나)의 쭈구리로 수습세무사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수습세무사와 근세, 이후의 내 삶은?



근로소득자로서 거즘 평생을 일해오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환경에서 '사업'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감히 20대에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개업이라는 선택지는 개업하기 직전까지도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 개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혹시나 안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저는 다른 경험을 더 쌓고 개업을 하려구요! 라고 말했던 것 같다. 실제로 개업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도 서지도 않았으면서. 어쩌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무언가를 계획하는 동기 혹은 선, 후배님들이 부러워서 애써 스스로를 만족하기 위한 가시갑옷으로 부러움의 창살을 막아내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근세의 삶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은 각설하고 근세를 하며 느낀 가장 큰 생각은 생각보다 세무사라는 자격증으로 해결이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 세무사 자격증은 그냥 라이센스 중의 일부일뿐, 이것으로 돈을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했다. 영업이라면 영업, 전문분야로 공부라면 공부. 뭐가 됐든 공짜로 이뤄지는 것은 없었고 자격증 하나만으로 조금 더 세상을 편히 살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던 오만한 20대 철부지는 냉혈한 현실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근세의 삶에서 근무세무사와 병행을 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은 보다 편하게 보이는 주식이였다. 가만히 있으며 사무실에서 컴퓨터 / 핸드폰만 보면 운이 좋으면 몇 만원의 이익을 볼 수도 있다니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라고 생각하며 자격증으로는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보다 편히 살고 싶어하는 어리석은 중생은 어떠한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그저 쉬워보인다는 이유로 주식을 시작했다.



* 혹시나해서 쓰지만 주식은 폭망했고, 절대 저런 생각 관념으로 세상을 살면 안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후회 일기이자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 삶을 돌이키며 쓴 글이여요. 



이전 03화 4. 개세가 된 근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