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출신 1인 세무사의 개업투쟁기
나름 업계에서 손꼽히는 곳에서 근무세무사를 했다. 수습포함 만 4년동안 일했으니 돌이켜보면 근세시절엔 시즌대로 바쁜 시즌이 있었고, 특별히 바쁜 시즌이 아닐 때에는 세무조사, 자문 등을 제외하면 꽤나 만족스러운 삶의 질이 보장되었다.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했다면 좋았겠으나 근세로서는 개업했을 때의 위기감까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 선배와 동기들을 포함해서 대형 세무법인에서의 영향이 있었으려나, 개업을 어쩌다보니 내가 제일 빠르게 했는데, 선배들과 동기들을 보면 대부분 4대 회계법인에 가거나 대기업 재무팀으로 가있다. 물론 그 연차에 상응하는 연봉이 포기할 수 어려운 기회비용인 것도 같다. 지금 7개월 째 개업세무사로 있는 내게도 오퍼메일이 자꾸 날아오는 것을 보면 4-5년차의 세무사의 희소성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있어보인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보지는 못하지만 동기들 선배들을 보면 여유가 없어보이진 않는다. 사실 여유라는 것이 상대적인 것이라서 누구에게는 만족스러운 금액일수도, 시간일 수도 있기 마련이다. 또한 누구에게는 만족스러운 것이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개업을 결심하기 까지 딱 이 이유였다라는 것은 서술할 순 없지만 개업하기 전에 가장 고민했던 것은 사실 그 때 받고 있던 연봉이였다.(또 개업한다고 다 잘될거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현재 인터넷에 세무사 연봉치면 나오는 글들이 있고 내 주변에 봐도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함부로 언급을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근무했던 세무법인의 연봉은 다른 대기업 등에 비해서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당시 한 달에 100만원의 순수익(식대 이런 걸 제외하고 매출액에서 사무실비, 차량리스료 등 고정비를 제외한 금액만 산정하였다)이여도 괜찮겠는가? 를 질문했을 때, 오케이 그래도 마음 편한 내 사무실을 차리겠다! 하고 개업한 패기로서는 모든 것을 짊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나와보니 한 달에 100만원의 순수익으로는 택도 없고 숨만 쉬어도 다 돈이더라.ㅠㅠㅠ. (개인적으로 투자에는 아낌없이 써야한다는 주의라 개업할 때 투자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있어서는 아낌없이 썼다고 생각한다. 뭐 사실 그렇게 많은 비용을 쓴 것도 없지만. 언젠가 개업 비용에 대해서 서술할 날이 오면 그 때 쓰겠지 뭐.)
나와보니 나는 도대체 개업을 무슨 생각으로 했으며, 정말 겁대가리(?)도 없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왕왕! 하면서 덤벼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다보니, 운이 좋아서 왕왕!대는 하룻강아지가 뭔가 숨겨둔 발톱과 이빨이 있어왔는진 모르겠지만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수도 있는 것 처럼 하나하나가 생존과 직결이 된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을 대했으니 생각보다 운이 좋았던 것 일 수도. 아직 1인 세무사이기 때문에 나아갈 길은 정말 너무너무 멀고도 험할 것이고 또 어떤 길을 마주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세가 된 근세의 삶은 여전히 좌충우돌이다. 많이 부족하기에 귀를 열어두고 발품을 팔고 공부를 하고 좀 더 주의력 있게 살고 있고 또 그렇게 해나가야지 정말 지치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아직 갈 길은 한참 멀었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운이 좋게 주변에 좋으신 분들도 너무 많고 도와주신 분들도 많아서 아직 7개월차 1인 세무사의 개업투쟁은 지속될 수 있었는데, 부가세 끝나고 휴가 다녀오면 8월부터는 영업과 사무실 내실, 업데이트할 내역 등 어떻게 좀 더 선진화 / 자동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고 또 세법적 지식 등을 함양하여 보다 더 나은 세무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겠다. 발전할 수 있는 내가 되길..☆
*그나저나 세무사 푸념만 할 게 아니라 재테크, 연애 등 젊은 개세로서의 삶을 전반적으로 쓰고 싶었는데 요새 일에 대한 생각이 많나보다. 글이 일로만 써지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