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출신 1인세무사의 개업투쟁기
이제 개업해서 막 8개월 째에 접어드는 아기 개세로서는 굉장한 사치를 부리고 왔다. 그래도 11월 세무조사 이후 12월 퇴사 바로 개업, 법인세 마감, 부가세 마감, 소득세 마감, 단독 세무조사 마감, 7월 부가세 마감까지 대략적인 상반기 시즌은 마친 내게 줄 수 있는 커다란 선물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신나게 휴가를 다녀왔다. 말은 휴가지만 서버컴퓨터를 백업해서 노트북으로 일을 봤기도 봤으니 이게 1인 기업의 장점일 수도 있으려나 :D
25살 일 시작한 이래로 10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가볼 생각도 못했었는데, 서버컴퓨터 하나와 전화기를 들고 가니 사실 대한민국 어딜가나 세무서는 존재했고, 컴퓨터만 있으면 일을 볼 수 있으니 업무에 큰 지장은 없었다. 이 휴가를 가기 위해서 부가세 마감을 20일까지 하기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던지.
주변에서 개업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렇게 긴 휴가를 가냐 라고 타박도 있었고 나 스스로도 이게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는 했었는데, 다녀온 결과 휴식은 참 중요하구나를 깨달았다. 법인세, 부가세, 소득세, 세무조사 등을 거치면서 사이사이에 흔한 말로 '멘탈이 빠개진다'는 경험도 너무 많았고, 아직 아기 개세로서 시행착오들을 거치면서 자책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고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혼돈 속 메타버스 마냥 요새는 흘러가는 데로 유영하고 있다는 번아웃 증상도 왔던 것 같다.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그 인지와 별도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이번 휴가로 분위기 전환을 꾀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다시 마케팅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의욕과 또 질러버린 투자에 대한 빚 탕감의 목표, 이제 진짜로 어영부영 운은 끝났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전략에 대한 투쟁의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상태가 된 전투투사가 되었으려나. (사실 의지는 활활 타오르나 어떻게 진행해야할 진 모르겠지만서도) 충분한 휴식으로 에너지를 얻은 만큼 하반기는 열심히 달려봐야겠다. 멈췄던 블로그도, 대외활동도 ㅎㅎㅎ. 화이팅합시다 이 세상의 모든 투쟁러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