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출신 1인 세무사의 개업투쟁기
개업한지 이제 만 7개월을 넘어가는 중이다. 사실은 어떻게 지내왔는지 정신 없이 보내고 6월부터 조금 숨을 돌렸더랬지. 사실 우리끼리의 얘기지만 상반기 빠짝 벌고, 하반기는 적당히 적당히~ 다음 기수를 준비하는 시기라고도 한다. (물론 용역을 많이하면 얘기는 다르다) 사실 이제 개업한 삐약이 개세로서는 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6월부터 숨을 조금 돌렸던 것은 맞다. 요새는 실컷 뛰어왔던 마라톤 선수가 골인지점에 도착한 후 쉬는 것 마냥 헐떡거리고 누워 쉬는 기분도 든다.
수습세무사 시절 때에는 한창 회사를 다닐 때여서 동기 커뮤니티 활동을 왕성히 못했다. 그러다보니 다른 세무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계획하는지, 어떤 세계가 있는지 모르는 전에 언급한대로 좌정관천의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지. 그 때문에 단점도 있었지만 또 어떻게 보면 틀에 얽혀있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다. 개업하면서 사무실에만 있던 것이 아니라 외부 업체를 같이 출근하는 일을 함께 보았었다. 근세와 개세의 장점만을 결합하면 나는 더 대단하고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히 내부 사무실에 있는 것말고 외부 출근 하는 것은 장점도 많았다. 삐약이 개세가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발판으로도, 평소에 관심있는 분야에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그런 장점도 있었더랬지. 여러 내부사정도 있고 느낀 바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다 서술할 순 없지만, 5개월 정도 병행을 하며 느낀 점은 내 사무실에 있어야겠다는 것이였다. 그렇게 5월의 소득세 시즌부터 사무실에 줄창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정신 없이 소득세를 보내면 번갯불에 콩 볶아 먹던 개업세무사의 생존을 축하하는 축배를 잠깐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시점에 많지도 않던 업체의 세무조사 통지가 나왔다. 두둥! (사실 5월 중순에 통지가 나왔다)
근무세무사로 근무할 때에도 조사를 경험해보긴 했지만, 아예 혼자 단독으로 팀장님도 안계시고 전체를 컨트롤 해나가야하는 조사이기도 하고 심지어 세무대리인에 내 이름만 들어가는 조사라니..! 너무 떨리고 무서웠다. 사실 전체적인 과정을 언급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말할 수 없지만, 세상에는 쉬운 조사는 없으며 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랐기에 너무나도 무섭기도 하면서 떨렸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 조사 종결이 되었으며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순 없지만,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무엇보다 개업해서 조사수임이 된 것에서부터, 만족스러운 결과 통지까지 아주 기분이가 좋다 :D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좌절감과 우울감 막막함까지 느꼈었는데 뭐가 되었든 좋은 결과를 받게 되어 기분이 참 좋구나 :)
비빌 언덕 없는 개세는 무기 없이 출전한 졸개 1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어떠한 무기도 없이 두 주먹으로 승부해야하는 세계. 앞 글에서 서술했듯 세무사 업계를 하나도 모르고 시험만 합격하면 될 줄 알았던 나 또한 그렇다 생각했고, 금 번의 조사는 실력이라기보다는 조금 운이 좋아서. 그렇기에 앞으로 고시 출신의 아무 무기도 없는 젊은 개업세무사로서 어떻게 승전해나가야할까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할 문제인 것 같다. 고민하고 투쟁하고 부딪혀보고, 좌절하고 깨지다보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조금은 나아갈 빛이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