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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Jun 28. 2024

갑자기 마주한 생각

브런치의 사회적 시간은?

 "작가님을 모십니다, 브런치"

브런치는 다음카카오에서 제공하는 글쓰기 플랫폼이다.... 이하 생략




연수 중 낯익은 단어가 톡 튀어나왔다

옆 자리 연수생에게 자랑하고픈 맘을 꾸~~욱 눌러 담으며 배시시 웃는다

교제에 브런치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무언가 뿌듯하기도 한 지금이다




북촌의 골목

삼청동의 하늘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파아랗다

그 파아란 하늘아래 보이는 외국인. 그녀들의 외모는 다소 이질적이지만 파스텔톤의 한복은 한옥의 기와를 얹혀놓은 돌담길을 사뿐 사뿐히 내 걷는다

단아한 한복이 꽤나 어울리는 고즈넉한 북촌이다

어린 연인들은 손에 깍지를 낀 채 무어가 그리 좋은지 머리를 뒤로 젖힌 채 까르르 웃는다

골목 돌담길을 따라 총총히 앉아 계시는 할머니들의 시선이 깍지 낀 어린 연인들의 웃음소리 뒤를 물끄러미 따르고 있다

아마도 당신들의 풋풋했던 시절들을 눈에 담았을 테다

3일 동안 묵어야 할 게스트하우스에서 내려다본 북촌 골목 풍경이다


한국금융연수원시그널

한국금융연수원 內 주차와 레지던스(연수원 내 숙박시설) 이용이 불가한 관계로 근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하우스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응팔( "응답하라 1988" )의 감성이었다

응팔감성의 게스트하우스 방

1988의 시간이 멈춰져 있는 공간에 디지털이라는 최신 교육을 받으러 온 나는 흡사 영화 "백 투더 퓨처"의 주인공인 마이클 J 폭스가 된 느낌이다

하우스에서 나와 비탈진 골목을 시나브로 걷다 보니 이곳이 정녕 내가 아는 서울이 맞는가 라는 생각마저 든다

세월의 더께를 이고 있는 기와며 손때 묻은 나무기둥, 그리고 세월의 발자욱에 반들반들 닳아 있는 디딤돌이 놓여 있는 중정한옥은 2024년 유월에 마주한 디지털 시대의 생경함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2024년 대한민국은 사회와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이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 다양한 신기술의 등장은 우리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공동구매와 소셜커머스 그리고 스타들의 굿즈, 스낵컬처, 각종 먹방 등 소비를 욕망케하고 미디어 1인방송 및 메타, 인증샷등 정체성 놀이의 시대를 살아가게 하고 있다

특히 숏츠와 릴스로 대표되고 있는 숏폼의 짧음과 빠름은 여유와 지속의 기존 인간관계 및 사회적 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으레 있는 문제로 이메일, 웹에 올리는 글, 동영상의 다운 등은 늘 속도에 발목을 잡히기 일사이었다. 속도로 접하는 인터넷 기술에 익숙하여 시간에 민감하다. 중략.... 속도 탓에 명료성이 떨어지는 위험이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속도를 더한 군중으로 정보의 정확성은 떨어지고 신중함은 위협을 받지만 시간이라는 합리화에 매달려 짧은 시간을 선호한다. 인터넷의 문화인 사이버 문화를 탐닉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사회적 시간은 짧아진다. - 디지털 네이티브의 사회적 시간은 짧다 프롤로그 중에서


짧고 빠른 정보를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원시적 본능이다

오랜 경험이 필요하고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복잡한 정보는 원시 인간의 생존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짧고 빠른 정보의 선택은 게으른 우리의 뇌가 바라는 원시적 클루지이자 생존 기술인셈이었다

짧고 빠르지만 강력한 도파민을 생성시킬 수 있는 디지털적 쾌락은 어쩌면 우리 조상들의 퇴화된 꼬리뼈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인간은 스스로 사고하고 그 사고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존재다

글쓰기의 형식만 달라졌을 뿐 디지털 글쓰기 플랫폼 역시 글쓰기에 대한 인간의 원시적 본질이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북촌의 한옥과 한복 그리고 돌담길, 응팔감성의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스토리와 메시지는 글로써 소통과 교감을 하고픈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일 것이다. 


짧고 빠름의 사회적 시간 속에서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비친 브런치의 사회적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원시 본능에 충실한 시대적 역행자의 모습이 아닐까! 갑자기 마주한 생각이다


삼청동의 파아란 하늘을 마주했던 아날로그의 시간이 그리워지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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