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에게
만 11년 동안 상품기획 및 개발을 하다 보니 나도 지원을 하는 입장이지만 팀원을 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마다 느끼는 건 생각보다 사람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제대로 된 기획을 하는 사람은 더욱 구하기 힘들었다. 특히, 면접 보면 더욱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한데 곰곰이, 고민한 결과 나름의 원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배울 수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획전공 들어봤는가? 재무, 회계, 마케팅, 영업, 구매, 원가, 생산, 품질 등 제조 및 유통회사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직무에서는 일종의 전공(학문)이 있지만 기획은 배울 수 없다. 유사한 개념의 MD를 MD아카데미라는 곳이 있지만 사설로 공인된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는 아니다. 여기서, 난 물경력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기획자의 전공을 보면 공대출신, 마케팅전공, 경영학과, 디자인 등 샐 수없이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전공자들이 나름의 기획자로서의 직무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다 보니 상품기획을 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사실 이런 데서 소위말하는 "감이 좋은 상품기획자"가 좋은 상품기획자란 소리도 듣는다. "감이 좋으니까 시장반응도 좋을 거야~" "출시하고 나서 잘되다니 감이 좋은가 봐~" 여기서 감이란 일종의 운에 맡긴다는 소리다. 난 기획자라면 '감 이 좋은 기획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감이 좋은 기획자야말로 물경력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감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감 좋은 사람은 철저하게 시장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또 내가 존경하는 현업의 선배들은 대부분 철저하게 학습된 감이다.
다시 돌아와서 이렇듯 기획은 회사 들어오기 전까지는 접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에서 첫걸음을 때우게 된다. 특히, 사수(또는 팀장)가 누구냐에 따라 기획에 대한 이해도는 극명하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난 개인적으로 기획자로서 경력을 쌓고 싶다면 되도록 상품기획직무가 제대로 분리된 회사에서 시작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기 3년은 그 이후 10년, 20년의 업무 습관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품기획을 잘하려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직접 부딪히며 배울 수밖에 없을까? 그렇진 않다. 앞서 [제품보단 시장을 아는 것이 우선이다]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대사회는 기술의 발전과 시장이 많이 성숙된 상황에서 M/S(시장점유율)를 위한 전략이 우선한다. 이런 관점을 처음 도입하고 방법론을 구체화한 것이 미국의 컨설팅 그룹들이었다. 대표적으로 맥킨지, BCG가 있다. 이들의 시장을 분석하는 방법론과 상품전략등은 현재의 기획방법론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분석 방법인 PEST, 3C 그리고 자사의 내부분석 방법론인 7S, SWOT, 전략도출 방법론인 STP, 포트폴리오 분석 등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방법론을 두루두루 적재적소에 사용하여야만 기획을 잘할 수 있다. 또한, 이론을 실제 실무에 적용되려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데 그게 곳 경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배우려면 MBA를 통해 배울 수 있지만 상품기획을 배우기 위해 MBA까지 배우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실무를 하면서 관련한 책을 틈틈이 읽으며 내재화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한마디로 다른 직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공부와 고민을 통해 더욱 단단한 경력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글도 기초적인 정보와 방법을 습득하기엔 나쁜 선택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10년 이상 이런 관점에서 고민하고 실무를 하면서 채득 한 나름의 노하우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는 기획자로서의 기본 마인드셋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턴 좀 더 나아가 방법론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