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2: 사랑의 이유
남자와 여자가 바닷가를 같이 걷고 있었다.
남자가 물었다.
"자기는 나를 처음 좋아하게된 이유가 뭐야?"
그 때 남자는 바위 사이 물웅덩이에서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물고기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미처 바다로 가지 못한 채 고여있는 물에 남아있었다.
남자는 가방에서 빳빳한 종이를 꺼내 그대로 물과 함께 물고기를 건져내어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여자도 남자를 따라 가면서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이 남자에게 사랑에 빠진 그 날이 떠올랐다.
일여년 전 한 장례식장, 여자는 슬픔에 빠져 눈물이 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기가 싫어 꾹꾹 참고 있었다. 그 때 한 덩치 큰 남자가 자신의 옆에 가만히 서서 여자가 우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가려주었다.
바다에 다다른 남자는 물고기를 조심히 물에 놓아주고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여자는 그녀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 여전한 것을 보며 안심을 한다.
@ 김지원의 옥탑방 라디오_170823 어떤 이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