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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llSpring Aug 23. 2017

자상한 남자 #5

시작 #2: 사랑의 이유

남자와 여자가 바닷가를 같이 걷고 있었다.

남자가 물었다.

"자기는 나를 처음 좋아하게된 이유가 뭐야?"


그 때 남자는 바위 사이 물웅덩이에서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물고기는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미처 바다로 가지 못한 채 고여있는 물에 남아있었다.

남자는 가방에서 빳빳한 종이를 꺼내 그대로 물과 함께 물고기를 건져내어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여자도 남자를 따라 가면서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이 남자에게 사랑에 빠진 그 날이 떠올랐다.


일여년 전 한 장례식장, 여자는 슬픔에 빠져 눈물이 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기가 싫어 꾹꾹 참고 있었다. 그 때 한 덩치 큰 남자가 자신의 옆에 가만히 서서 여자가 우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가려주었다.


여자는 그 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남자의 따뜻한 마음에 반해 사랑에 빠졌었다.


바다에 다다른 남자는 물고기를 조심히 물에 놓아주고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여자는 그녀가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 여전한 것을 보며 안심을 한다.


@ 김지원의 옥탑방 라디오_170823 어떤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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