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약에 대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다양성을 허하라
큰아이 담임선생님께 문자가 왔다. 아이가 책을 너무 많이 가정에서 가져와 책을 둘 공간이 부족하다고 아이가 한두 권만 가지고 등교할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는 문자였다.
아이 혼자 책을 다 들고 오기 힘들 거 같아 책을 가지러 학교에 갔다가 담임선생님과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여쭤봤다. 아이를 맨 앞에 앉혔더니 수업시간에 자꾸 뒤를 돌아봐 둘째 줄에 앉혔더니 45도로 몸을 틀고 친구들 행동을 모방한다고 한다. 생각이 너무 많은 거 같다고도 하셨다.
ADHD 약 먹여야 할까요? 여쭤봤더니 그건 전문가와 상의하시라는 대답을 들었다. 학교 상담선생님께 말씀드려 학교 연계된 기관에 상담을 받기로 했다.
아이에게 왜 수업시간에 수업집중은 안 하고 친구를 봤냐고 물어봤더니 친구가 자꾸 본인에게 말을 건단다. 수업시간에 말은 거는 친구는 무사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만약 한 달 동안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고 친구들에게 관심을 안 기울인다면 닌텐도 팩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는 오늘도 친구와 이야기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집중했다며 하교 후 이야기한다. 상담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잘 자고, 잘 일어나고, 학교 지각 안 하고, 잘 가고, 선생님과 친구들을 좋아하는 아이다. 수업 내용도 따라간다고 하고.
얼마 전 ADHD약을 먹고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은 적이 있다. 내 아이가 의사가 되고 싶은데 본인이 ADHD인 거 같아 집중을 못한다고 약을 먹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한다면 말릴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권할 것이다.
그런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에게 약을 먹일 생각은 없다. 혹시 아는가? 내 아들이 해리포터 같은 책을 쓰는 작가나 유명 배우나 운동선수가 될지.
확률적으로 희박하다는 거 나도 안다. 대부분 ADHD는 매우 힘든 삶을 산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약을 먹이기 싫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다양성이 존중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