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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un 08. 2024

크리톤을 설득하는 소크라테스

(인문학향기 자기계발 독서모임 3기 1차시)

호프맨 작가님의 강연을 통해 인문학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곧바로 이어서 하는 인문학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제저녁 8시에 1차시가 있었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에 관한 책으로 제자인 플라톤이 저술한 대화편 중‘크리톤’에 대해 미니 강연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친구이다. 도서관에 가서 ‘메이트 북스’ 출판사에서 나온 플라톤이 지은 ‘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를 빌려왔다. 지은이가 플라톤이라고 되어있는 게 신기했다. 기원전 위대한 철학과 사상을 논했던 철학자의 이름이 마치 현대 작가인 마냥 자연스레 적혀있어 거대한 시공간이 짧게 느껴졌다. 


책에는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향연이렇게 네 파트가 담겨있다. 먼저 변론은 질투와 시샘으로 모함을 받고 재판을 받게 된 소크라테스가 재판정에서 고발자 멜레토스를 포함한 3명과 500여 명의 배심원들이 모인 앞에서 자신을 변론하는 이야기다. 읽기 시작하며서 유려하고 논리적인 철학자의 말솜씨에 감탄하면서 동시에 많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모임에서 읽기로 한 것이 아니었다면 결코 읽기 어려웠을, 그리고 읽지 않았을 책이 아닌가 싶다. 소크라테스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멜레토스를 통렬히 공격하며 그가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밝힌다.


“멜레토스여, 

그대는 자신이 젊은이들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을 충분히 보여주었소. 

또한 그대는 지금 나를 법정에 세운 이 사건에 실은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 

그대야말로 무책임한 사람임이 백일하에 드러났소이다”



호프맨 작가님이 먼저 미니 강연에서 당시는 그리스의 아테네가 민주 정치를 실시하던 때라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재판정에서도 자유롭게 자신을 변론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는 변호사가 할 법한 일을 말이다.     


‘크리톤’ 편은 소크라테스의 친구 ‘크리톤’이 소크라테스가 갇혀있는 감옥에 면회 와서 탈출을 권유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죽게 되는 것은 질투에 미친 고발자들이 원하는 일이고, 어린 아들들을 내팽개치는 것이라고 하며 탈출해 다른 곳으로 가서 살자고 설득한다. 소크라테스는 태연하게 이제껏 많은 아테네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해왔듯이 자신은 정당하고 가치 있고 근거를 갖춘 것만 따르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죽음으로 이어지더라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크리톤의 말에 보통 사람의 경우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 그리고 목숨 앞에서 신념과 철학을 앞세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조국과 국법을 앙갚음할 권리는 없다고 한다. 순리대로 죽음을 맞이해야 저승의 지배자들에게도 떳떳하다고 말한다. 고대철학자는 벌써 생사를 초월한 사상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국가를 설득 시키지 못하고 이곳에서 빠져나간다면, 

그건 누군가에게 그것도 결코 해를 입혀서는 안 될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인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가 약속한 정당한 것을 이행하는 것인가, 아닌가?”


소크라테스가 살기를 간절히 원했던 친구에게, 천천히 철학의 논지를 펼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리고 왜 4대 성인의 반열에 올랐는지 알게 되었다. 

명문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플라톤은 젊은 시절 정치가의 꿈이 있었는데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자의 길을 접어들었다고 한다. 순수한 청년은 위대한 스승에게 철학을 흡수하고 스승이 독배를 마시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과 그 후의 모습을 생생하게 글로 남겼다. 소크라테스는 살아생전 책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한다. 위대한 제자가 있었기에 사상이 남겨지고 전해졌다. 스승과 제자의 엄숙한 관계는 생사를 초월한다. 사제불이이다. 인간만이 스승을 가질 수 있다. 스승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플라톤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뒤를 이어 아리스토텔레스라는 또 한 명의 위대한 제자를 길러냈으니 얼마나 굉장한 일을 한 것인가. 


호프맨 작가님은‘인문학 향기 자기 계발’ 카페 모임을 소수라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실천 강령은‘블로그로 인문학 글쓰기’라고 하며 글로 이어져야 명확히 정리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3개월간 펼쳐질 인문학 독서 모임은 참여한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돌아가면서 미니 강연과 나눔의 시간으로 병행한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이 나오고 어질어질할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현재, 바로바로 해답이 나오는 것에 사람들은 익숙해져 있다. 단기간 속성코스가 유행하고 족집게가 대세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른 철학과 사상이다. 그것이 무의식에 장착되어야 삶을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필요한 때가 사실은 바로 지금이다. 


호프맨 작가님을 필두로 3개월간의 멋진 인문학 여행길에, 좋은 벗들이 속속 모여들기를 바래본다.     


#인문학향기자기계발 #크리톤 #소크라테스 #플라톤 #4대성인 #사제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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