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 아빠는 방파제에서 30여분 정도 낚시를 했어.
너는 가만히 있기 지루해하며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어.
앉을 곳은 딱히 없었고 엄마는 잠시 쪼그려 앉았지.
너는 엄마 다리를 의자 삼아 걸터앉으면서 묻더라.
"엄마 내가 이렇게 앉으면 무릎 이제 안 아파?"
네가 엄마 다리 위에 앉으면 무릎이 아프다고 했던 게 내심 마음에 걸렸었나 봐. 엄마는 웃으면서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했어.
"아직 조금은 아픈데 참을만해. 00 이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우니깐 잠깐은 엄마가 참을 수 있어. 괜찮아."
그랬더니 바로 무릎에서 일어나서 혼자 쭈그려 앉더라.
"아~ 그럼 엄마 내가 이렇게 하면 돼~"
라고 하면서 말이야.
만 네 살이 이제 넘은 너는 어쩜 그렇게 사람을 배려할까?
더 어린이처럼 굴어도 괜찮은데
무엇이 너를 그렇게 일찍 너의 마음을 숨기게 만들었을까?
너는 떼를 잘 쓰기도 하지만
너는 참 양보를 잘해.
오빠에게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오빠에게 가진 것을 다 줄 때가 많지.
새벽에 깨면 엄마에게 졸리다고 투정 부리다가도
요즘은 엄마 방에 들어와서 얼굴만 내비치고 졸린 눈을 감고 웃으면서 다시 혼자 자러 가는 네가
너무 빨리 커버리는 것은 아닐까 아쉽기도 해.
네 마음이 빨리 자랄 땐
더 깊게 들여다보아야 할 것 같아.
잘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네 마음에 깊이 닿을 수 있을까?
방법을 잘 모르겠어.
그래서 이렇게 아쉬움을 글로 남겨.
엄마가 말로는 어떻게 깊이 닿을지 아직 몰라도
눈빛으로는 더 깊이 바라보도록 노력해 볼게.
하늘이 네게 준 재능에 감사해하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