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페미니스트

by 염미정



어딜 가나 약간 튀는 아이였다.


차림새가, 말투가, 행동이.


A가 사는 고지식한 세계에서는

눈에 거슬리는 수준이었다.


부모는 항상 "누굴 닮아서 이럴까"는 말을 달고 살았고,결론은 항상 "할머니를 닮아서"였다.


친척들은 그녀의 할머니가
가끔 춤을 추러 가기도 하고,
80살이 될 때까지

Estee Lauder 화장품만 사용하기 때문에
사치가 심한 사람이며,
남사친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다고 비난했다.


A에게 할머니는 쏘-쿨한 여성,
동경의 대상 그 자체였다.




중학교 생기부에 기재한

A의 장래희망은 만화가였지만
다음 날 학교에 찾아온 부모에 의해 '교사'로 바뀌었다.


부모는 A가 선생님 혹은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남자와 평범하게 살며
아이도 둘 정도 낳고 사는 것이
진짜 행복이라 믿는 부류의 사람들이었으므로,


할머니를 닮았지만,
그녀처럼 살지는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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