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약을 먹는다.
몇 년간 못 잤던 잠을 다 자고 있는 것 같다.
잠을 못 잘 때
누가 나를 싫어한다고 하면
'왜 날 싫어하지? 내가 뭐 잘못했나?'
이런 느낌이라면
약을 먹고 잠을 잘 잘 때는
'그러시든지. 나도 너 싫어!'
이런 느낌.
그런데 나는
위스키를 홀짝거리고
Last summer whisper를 무한반복으로 듣고
하늘에 달이라도 떠있으면 소원을 빌어보고
행복이 어떻고 불안이 어떻고 하는 책을 골라 읽고
인스타그램을 들락날락거리며
새벽이 밝아오는 창밖을 바라보던
그때가 좀 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