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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삿갓 Dec 23. 2024

EP.33 안동 0km

2,700km 전국일주 여행기

‘마치 벌떼 사이에서 길을 잃은 나비처럼, 아니면 강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바위처럼, 확실한 용무가 있는 사람들이나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흐름을 방해하곤 했다.’ (리베카 솔닛, <걷기의 인문학>)


대부분 사람이 서울을 꿈꿀 때, 서울을 벗어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고 자란 곳으로 되돌아갔다.

로컬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공생’을 꿈꿨다.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삶을 꿈꿨다. 그들이 나눈 고민은 문제가 아니라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그들은 지역을 살리고 연결하고자 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지금 불가능한 꿈을 꾸는 몽상가라고 외칠지도 모르겠다.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였다(연어는 결국 알을 낳는다). 난 그들이 꼭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낼 때마다 자신감이 느껴졌다. 열정은 듣는 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나도 취기를 빌려 자신 있게 외쳤다.


“제2의 뚜벅이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물었다.


“어떻게 만드실 거예요?”


대답했다.


“제가 유명해지면 되죠!”


구름처럼 가벼워, 후 불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누구에게나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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