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km 전국일주 여행기
“신이시여, 이 정도 간절함이라면 내 기도도 들어주시나이까. 걷고 쓰고, 걷고 쓰고 한 지 어언 3년이 다 되어갑니다. 정말 신이 있다면 나의 기도도 들어주시오. 이 방황하는 젊음이 길을 찾게 도와주시오.”
“삼척시 서쪽 천리 절벽이 맑은 강 위압하듯 다가섰는데, 그 위에 자리 잡은 누각이 죽서루이다. 죽서루에 올라가 난간에 의지하면 사람은 공중에 떠 있고 강물은 아래에 있어 파란 물빛에 사람의 그림자가 거꾸로 잠긴다. 물속 고기떼는 백으로 천으로 무리무리 오르락내리락 돌아가고 돌아오는 발랄한 재롱을 부린다. 가까이는 듬성듬성 마을 집이 있어 나분히 뜬 연기가 처마 밖에 감돌며, 멀리는 뭇 산이 오라는 듯 가뭇가뭇 어렴풋이 보이니 누대의 풍경이 실로 관동의 으뜸이다. <박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