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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Feb 15. 2024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5

남의 아이디어를 더 빛나게 하기

나 : ‘난 00이 가져온 '음식물까지 분리수거' 해야 한다는 개념이 너무 좋았어, 음쓰 분리수거를 컨셉으로 발전시켜 보면 어떨까?”

반대자(00 본부장) : “근데 음쓰는 당연히 분리수거하는 건데 새로울게 있을꺼요?“

나 : “아~ 저는 분리수거는 사람들이 당연히 재활용 분리수거를 생각하지, 음식물쓰레기를 연결하진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중재자(00) : "그럼 분리수거 말고 ‘분리 수고’는 어때요?”


음식물 처리기, 스마트 카라의 2024년 경쟁 비딩을 준비하는 회의 자리.


음식물 처리기는 처리 방식에 따라 미생물방식과 고온분쇄방식으로 나뉜다.

미생물 방식 음식물 처리기의 가장 큰 문제는 미생물이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사람처럼 못 먹는 음식이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 분해할 수 없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다.  


미생물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처리가 되지 않으므로 사용자가 골라내야 한다.  

예를 들면 섬유질 많은 야채나 매운 음식, 생선 내장이나 회, 조리하다 내오는 생고기도 분해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재활용 분리수거 하듯 음식물도 분리 수거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긴다.  

반면 고온 분쇄방식의 스마트카라는 가리는 음식이 없다. 기계니까 넣고 갈면 끝이다.

우리는 이 지점을 광고 전략에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


회의 과정을 통해 결국 분리수거는 분리수고가 되었고 '음쓰 분리수고'라는 컨셉이 만들어졌다.




지금의 회사 말고 대행사 근무 경험이 없다 보니 다른 회사에서 남의 아이디어에 숟가락을 얹거나 더 디벨롭하는 것이 흔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아이디어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민감하다면 남의 아이디어가 더 좋아지니 디벨롭하기 싫을 수 있다. 내 아이디어에 남이 숟가락을 얹어 자기 것으로 만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사실 크리에이티브 협업에서 숟가락을 얹는다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다.

오히려 남의 아이디어를 더 완벽하게 만들고 빛내주는일이다.


펜타클의 크리에이티브실 동료들은 남의 아이디어를 잘 빛나게 만들어 준다.  

분리수고 개념을 만들어낸 동료는 자주 남의 아이디어를 빛내주는 역할을 했다.

본인 스스로도 빛나는 아이디어를 잘 내지만, 살짝 아쉬움이 있는 다른 동료의 아이디어를 더 빛나게 해 준다.

‘그’ 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료들은 남이 발표한 내용에서 좋은 것을 나의 것처럼 디벨롭해 오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연말 평가를 할 때, 개인이 온전히 낸 아이디어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생각한다.

남의 아이디어를 얼마나 빛나게 해 주었는지가 평가 항목에 있지만 비중이 크진 않다.

하지만 유독 펜타클의 크리실 동료들은 서로의 아이디어를 잘 디벨롭해준다.


그런 시도를 해오는 동료를 보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해 주는 일. 좋은 아이디어를 더 좋게 해오려는 시도들.이런 자세로 일 하는 사람은 분명 훌륭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 중에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함께 올라타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 건 아니다.


이 방법을 잘 써먹는 사람은

자신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인정할 줄 아는 존중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원석이 보석이 될 가능성을 발견하는 안목도 필요하다.

'나'가 아닌 '우리'의 힘을 믿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회의 시간에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 또한 갖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리더 역시 이런 시도들에 대해 칭찬하고 권장해야 한다.

아이디어의 원천을 낸 사람과 디벨롭한 사람 모두를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남의 등에 올라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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