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자동차가 출발하자, 경고음이 울린다.
"엄마~~~ 빨리, 안전벨트 좀 하세요."
"짜증 나게, 왜 미리미리 하지 않고, 경고음이 울리고, 한참있다 벨트를 하는 거예요?"
"아~~~, 어?, 나였어? 내가 안전벨트를 안 맸나? 미안 미안~~~."
우리 집 식구들이 차를 타고 출발할 때면, 매번 일어나는 일이다.
아내는 차가 출발하기 전에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다. 꼭 차가 출발하고, 경고음이 울린 후에야 벨트를 한다.
안전벨트를 안 하지는 않는다.
뒤늦게, 경고음을 들은 후라도 하기는 꼭 한다. 끈질기게 울어대는 '경고음' 때문이다. 요즘 차들은 경고음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덕분에 안전벨트를 안 하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들어 준다.
얼마 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기후 산업 전시회'에 참석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다, 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안전벨트 체험부스'를 방문했다.
승용차에 타 안전벨트를 맨 후, 자동차를 360도로 두 바퀴를 회전시키며, 체험하는 코너였다. 내가 앞자리에 뒷자리에는 직장동료가 탔다.
"잠깐만요, 저희는 두 바퀴 말고, 한 바퀴만 돌려주세요."
차에 타면서, 같이 간 동료가, 장치를 조작하는 직원에게 부탁했다.
천천히, 차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30도, 90도까지는 견딜만했다. 그런데, 점차 차가 거꾸로 뒤집히기 시작하면서, 80킬로에 가까운 내 체중이 차 지붕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머리부터, 목까지 몸 전체가 차 바닥으로 내팽개쳐졌을 것이다.
차가 뒤집어졌지만, 벨트 덕분에 헬스장에서 '거꾸리'를 한 것 같은 효과가 났다. 전체가 지붕에 매달려 피가 거꾸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견딜만했다. 한 바퀴만 돌려달라 부탁해 둔 것도 다행이었다.
"아~~~ 만약, 이런 상황에서 안전띠를 하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아찔했다.
안전벨트는 충돌 시에 몸이 앞으로 튀어나가거나, 핸들에 머리를 들이받는 걸 막아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복사고가 났을 때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내 몸이 자동차와 함께 뒹굴어, 구겨지고, 부서지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 체험을 해보고 나니, 자동차 사고로, 차가 180도 뒤집어지는 전복사고가 났을 때도, 안전벨트가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시내에서 뒷좌석은 안전벨트를 안 해도 된다?"
안전벨트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 안전벨트에 대해 정확한 규정을 확인해 보았다.
2018년부터 '모든 도로'에서 '전좌석' 안전띠가 의무화되었다.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을 포함한, 전 좌석이 해당된다는 것이다.
뒷좌석 안전벨트 의무화가 시행된 지 6년이 지났는데, 잘 시행되고 있을까?
도로공사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60%라고 한다.
이 법률 시행 전에는 6%에 불과했는데, 이에 비하면, 많이 증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도 앞 좌석에 비해, 안전띠 착용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앞 좌석 보다, 뒷좌석 승차자가 더 많다고 한다. 아마도, 뒷좌석이 안전하다 생각해,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1. 자동차에서 경고음이 울려, 피곤하다.
2. 동승자(부인, 자녀 등)의 핀잔을 듣게 된다.
3. 교통경찰에게 단속될 경우, 범칙금을 물게 된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안전벨트에 대한 나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 하나를 간과하고 있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만에 하나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나와 함께 한 분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 선택이 아닌, 필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