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상담 story - 4
예전엔 학급 반장은 귀찮은 역할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30명 정원인 반에서 반장선거에 10명이 후보였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그 경쟁이 치열하다.
대입 전형 중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분위기이다. 학생부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은 무엇이든 하려고 하다보니 학급 환경부장 역할을 맡는데도 가위바위보로 경쟁을 한다. 그런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정말 중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잘 구별되지 않아 무작정 학교에서 하는 건 다 하려고 한다거나 애매한 활동처럼 보여도 그걸 안하면 입시에 불이익이 있진 않을까 불안해 한다. 시험 대비 공부를 더 해야할지, 당장 내일 있을 수행평가 내용을 더 신경써야 할지, 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할지 매일 고민한다.
특목고나 자사고 같은 경우는 그래도 학교에서 상당한 가이드를 가지고 많은 활동을 지원해주고 관련 정보도 잘 정리해 주는 편이다. 하지만 보통의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는 이 정보를 직접 찾아야 하고 전략적인 선택도 스스로 해야한다. 그래서 보통의 일반고에 재학중인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입시 정보를 정리하려 한다. 그 중에서도 단순한 성적으로 구분되는 학생부 교과전형이나 정시가 아닌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핵심 요소들만 최대한 알기 쉽게 전달하고 싶다.
최근의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요소는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의 3가지이다.
이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고 싶다면 인터넷에 '학종 공통 평가요소 및 평가항목'이라고 검색해 보면 5개 대학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한 자료가 공개되어 있다. 그 안에 각각의 평가 요소에 대한 세부사항이 잘 적혀 있으니 이에 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은 학생이나 학부모는 직접 찾아서 확인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학업역량은 내신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쓰여진 학업역량에 대한 평가이다.
'내신성적'은 학생이 고등학교 재학 기간동안 받은 모든 과목의 성적에 대한 평가이다. 종합전형에서는 등급을 숫자로 정리해서 줄세우지 않고 성적란에 기록된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한다. 여기에서는 등급 뿐만아니라 학년에 따른 성적의 변화 과정이나 과목별 성적의 차이도 판단 대상이 된다. 내 전공 관련 과목이 아니라고 너무 불성실하게 이수하진 않았는지도 평가된다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전반적으로 고른 성적 분포를 가지고 주요 과목과 나의 진로 계열 과목은 더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매 학년 개설 과목에 대해서 해당 교과 선생님이 학생의 수업 태도와 추가적인 과목 관련 활동에 대해 적는 영역이다. 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학업역량에서 뿐만 아니라 진로역량이나 공동체역량에서도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에 최신 입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특히나 학업역량에서는 해당 교과의 세부 단원에 대해서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탐구했다는 내용이나 추가적인 질문을 스스로 생각해 내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는 등의 기록을 의미있게 평가한다. 그러니 단순히 그 교과목을 열심히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과목의 특정 단원이나 내용에 대해서 추가적인 질문을 가지고 스스로 조사하여 해결했다던지, 그 단원을 활용한 실험을 했다던지 하는 활동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로역량은 학생이 지원한 전공 계열과 관련된 교과목의 성적과 진로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생이 노력한 내용에 대한 평가이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자율활동, 진로활동, 동아리활동 등에서 전공이나 진로분야와 관련된 활동기록을 많이 남길수록 유리하고 단순히 갯수만이 아니라 심화 탐구된 내용까지 적혀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선택과목이 희망 전공계열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느냐다. 그러니 각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교과편성에 대한 정보를 꼭 미리 확인하고 선택과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혹시나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을 개설해주지 않는다면 학교들간의 연계 과정이나 온라인 이수 과정을 활용해서 보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진로역량에서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아주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각 교과목 수업을 통해 얼마나 진로 역량을 키웠는지 판단하고 학생의 적극적인 탐구 자세나 진로관련 주제 탐구 능력을 평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고등학교라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주로 수행평가 내용으로 채워진다. 해당 교과목의 선생님이 입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지에 따라 수행평가의 주제가 달라지고 생기부에 기록할 수 있는 내용에서도 차별성이 생긴다. 최근에는 각 교과 선생님들이 입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학생들 각자의 진로 목표와 연관시킬 수 있는 수행평가 주제를 주고 원하는 아이들은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에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생기부에 기록해 준다. 그러니 수행평가를 단순히 점수를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을 넘어서 나의 진로와 연관성을 찾고 그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해서 성적 기준보다 더 높은 성취도로 완성해내는 것이다. 특히나 희망 진로와 연관성이 높은 교과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필수 평가 요소이니 더욱 신경써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수학 과목과 사회계열 과목의 세부능력 특기사항에서 자신의 특색을 살릴 수 있다. 수학 과목에서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학적 요소'라는 주제 발표가 있다면 '경제지표를 나타내는 수식'이라는 주제를 선정해서 경제지표로 사용되는 수치들의 수식을 살펴보고 해석하는 것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이 주제의 발표 후 추가적으로 사회 과목 수행평가에서 '경제지표에 따른 우리 사회의 현상 분석'과 같은 주제를 선정해서 기존에 탐구했던 영역을 확장시키고 심화탐구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다음 학기나 학년에 그때 분석한 사회 현상에 대한 경제 정책적 대안이나 세계 여러 나라들의 사례를 추가 조사하는 등의 활동을 덧붙일 수 있다. 이렇게 내가 관심 있는 영역에 대해 꼬리물기 식으로 지속적으로 탐구 주제를 넓혀가면 진로역량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간단히 예를 들었지만 진로역량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위한 핵심 요소는 관련 계열에 대한 폭넓은 사고라는 것이다. 경제학과를 지망한다고 해서 경제 하나만 관심을 두기 보다는 사회 현상 전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과목에서 배우는 내용과 그 탐구 주제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거기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자율활동이나 진로활동 중 사회 경제적인 분야와 연관성을 만들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진로 역량을 키워가는 모습이 생기부에 기록되게 해야하는 것이다.
공동체역량은 생기부에 기록된 인성, 리더십, 공동체를 위한 사고 방식 등을 평가한다.
인성에 대한 부분은 학교 자율활동과 관련된 기록사항이나 담임선생님이 기록하는 행동특성 및 종합사항에 기록된다. 주변 친구들을 위해 봉사하고 공동체 활동에 잘 참여했는지, 소그룹 등 활동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등이다. 리더십은 학생회 임원이나 학급 임원, 동아리 부장 등의 요소로도 판단이 되고 그 외 프로젝트 조의 조장 등의 내용으로도 보완할 수 있다. 그 외에 관심을 두고 탐구한 주제가 사회 공동체를 위한 주제들이었는지도 이 영역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니 단체 활동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책임지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해야할 것이다.
최근에 독서기록사항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독서활동도 중요하냐고 많이 묻는다. 일단 독서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 교과 내용을 더 심화적으로 탐구했거나 독서를 한 후 추가적인 교과 관련 활동을 했다면 해당 교과 선생님을 통해 기록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직 전공계열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고 탐구 주제를 선정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꾸준히 할수록 생기부 상의 탐구 주제를 선정하거나 진로역량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비하는데 있어서 학교 생활의 우선순위는 뭘까?
학교마다 우선순위가 모두 같다고 할 수 없고 평가는 종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우선순위는 평가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아니라 학생들이 모든 영역을 다 대비할 수 없을 때 이것만큼은 먼저 챙기자는 의미의 우선순위이다. 그러니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1. 전공계열과 연관있는 교과목 이수하기
2. 종합적인 내신 성적관리
3. 수행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활동
4. 나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동아리 활동
5. 학교 주관 진로 활동 (진로 프로젝트, 소그룹 활동 등)
6. 학교 주관 자율 활동 (학교 행사, 단체 교육 등 소감문, 학급 자율 역할 맡기 등)
7. 학교 주관 봉사활동
대학은 대학에 입학해서도 그리고 졸업해서도 학교의 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좋은 학생을 뽑고 싶어한다. 그리고 단순히 내신성적만 잘 관리한 학생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 경험을 늘리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탐구해봤던 학생이 대입 후 능력발휘를 더 잘한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래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니 입시전략적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비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학생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관심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다보면 생기부를 풍성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자기 스스로 생각을 발전시키고 더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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