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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Dec 17. 2023

지옥 시즌1 #1/5

01. 현실 세계, 여기가 바로 지옥!

감독 : 연상호, 최규석
출연 : 유아인(정진수 역), 김현주(민혜진 역), 양익준(진경훈 역), 박정민(배영재 역)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방영 : 2021년 넷플릭스, Hell bound 시즌1 6부 완결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시길 추천합니다.




01. 현실 세계, 여기가 바로 지옥!


ⒸNetflix


'지옥'은 세상에 많은 종교에서 선악으로 구분 지은 대표적인 장소이다. 죄악에 대한 처벌의 의미이기도 하고, 인간 개인에게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그어놓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지옥의 의미도 매체와 영상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가뿐하게 지르밟을 수 있는 하나의 상업적인 소재로써 더없이 좋다는 점이다.


한때는, 또는 종교적으로, 윤리적으로 인간의 간악한 심리적 욕구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했지만, 지금의 지옥에 대한 의미는 미신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에서 개념적인 측면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뜬금없을지 모르나, 사실 이 드라마는 막 나왔을 당시에 보았다. 그러다가 스타로서 또는 범죄자로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라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드라마 <지옥>도 점점 지독해지는 현실 세계를 반영하듯, 모든 콘텐츠가 그러하듯 첫 장면부터 잔혹하고 충격적인 영상으로 시작한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런 부분에서 필터를 권하기보다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걸려내듯, 감정적으로나 나타내고자 하는 이념, 메시지 부분에서 적나라한 강렬함을 추구한다.


드라마는 시작하자마자 평온한 일상,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서울의 평범한 모습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상상조차 하지 못할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자기가 언제 죽을 것인지를 미리 듣게 되는 고지라는 표식을 받은 사람들에게 고지된 시간에 맞춰 저승사자(글쓴이가 보기엔 시커먼 연기 속의 헐크)라고 불리는 괴물이 셋 나타나 아주 잔혹하게 고통을 주고, 신원 확인조차 어려울 만큼 태워 영혼까지 불살라버리고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혼자도 충분할 것 같은데 얘네들은 왜 꼭 셋이 나타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이런 기괴한 현상과 사건이 발생하자 사람들은 이 현상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과 재앙과도 같은 미스터리에 맞서는 인간들로 나뉜다.


이런 상황을 작가는 현실에서 모티프를 찾아 작품 세계로 가져가지만, 그 장면을 보고 해석하는 입장에서는, 반대로 그 메시지를 가져와 현실 세계에 담는다.


‘고지’와 죽음은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듯 하지만,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현실 세계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원인이나 이유가 불명확하다는 뜻에서 ‘묻지마’라고 부르지만, 알고 보면 어떤 결과든 원인이나 이유가 없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시즌 1에서는 끝부분에서 힌트처럼 살짝 던져주고 끝내야 하는 사명감 때문에 그렇게 하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드라마에서 그려진 다른 현실 세계의 악다구니처럼 관계 지어져 있다.

이 드라마도 요즘처럼 자신이 생각한 바를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제발 생각 좀 하자!’라고 외치는 것도 같다.


아무튼 드라마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토대로 벌어지지만, 실제로 중심선에서 그려지는 것은 그 현상이나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것을 이용하여 권력이나 이익을 취하려는 간악한 무리들과 그들에 맞서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이들의 대립으로 그려진다.


얼핏 보면 이 또한 단순한 ‘선악 구도’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군상이라는 건 단순하게 누군가가 악하고 누군가가 선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에, 바로 그런 이유에서 ‘선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원인이나 이유조차 알 수 없이 자행되는 잔혹한 살인 행위를 죄지은 인간에 대한 신의 처벌이라는 말로 현혹하는 자가 나타나고, 이것은 그럴듯한 포장으로 금세 종교처럼 번져나간다.


인간의 ‘죄’는 결코 종교적인 입장에서 단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종교는 어떤 존재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에서 그쳐야지 개인이 모인 다수로서 권력을 갖게 되고, 그 권력 자체를 지켜내기 위한 말도 안 되는 갖은 이유로 인간 자율을 탄압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예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종교라는 것은 어쩌다 보니 신을 내세운 인간에 대한 숭배 현상이 되었다. 특히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는 분열과 전쟁, 배척과 증오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믿음’에 대해서 다시 질문하고 싶다. “당신이 믿는 신이 정말로 그 사람들을 죽게 허락했나요?”라고.


이것은 다시 다수의 사회적 여론이 되어 신의 대리인 역할을 한다는 이들에게 거대한 사회적 권력을 주고, 사회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폭력에 의한 두려움에 혼란스럽게 변해간다.


심지어 그런 왜곡된 신앙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정치적인 형식으로 발전하여, 세금 없는 순익을 바탕으로 실제 현실 세계에서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이 또한 역사적인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이라는 다민족 국가의 인종적 중추를 이루고 있는 와스프(WASP, White, Anglo-Sexon, Protestant)의 개념 자체가 백인, 앵글로 색슨, 개신교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독일의 히틀러가 그러했듯, 사실 이 '와스프'란 개념에는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요소가 다 들어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모두 현재 전 세계에서 충돌, 전쟁, 분열로 이어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protestant는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하는 종교적인 특성으로 다른 모든 종교를 배척한다. 즉 미국이 세계의 꼭대기에 자리를 유지하는 한 정치와 외교적인 방식뿐 아니라 언어, 종교, 교육, 문화,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런 문제들은 국가 간에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말면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잘못된 국가인 것처럼 호도한다고 난리 칠 몇몇 특이한 인간들 때문에 첨언을 하자면, 그들도 국가를 이루던 처음에는 '독립선언문'이라는 공식화된 문서에 분명하게 자유와 평등을 이루려는 의지와 민주주의처럼 올곧은 정신세계가 있었다. 다만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백인 우월주의, 미국 우선주의, 기독교의 전 세계적 장악 등 이중적이고 배타적인 방식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에는 세상 돌아가는 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가짜뉴스’의 개념마저 변질된 현재,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국가와 사회의 울타리가 되어 굳건히 지켜져야 할 ‘법’ 체계가 오히려 서로를 향하는 무기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그야말로 물리적인 무기 체계로 이념적 성향에 따른 대립을 일삼았다면, 현재는 한 국가나 사회의 작은 테두리 안에서도 이기적 행태와 우월감을 앞세운 차별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무지몽매하고 어리석은 국가 지도자와 ‘파렴치하다’라는 단어로는 이제 그 본성을 다 설명하기에 부족한 현실 정치인들의 욕심과 이기적인 행태가 바로 현실 사회를 말 그대로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이념적 조장과 더불어 정치적, 사회적 대립으로 모든 분야와 국면에서 분열하고 있다. 더 매몰차게 표현하자면, 배가 고프다고 해서 자기 살을 뜯어내 잘근잘근 씹어먹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것이 지옥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세계가 지옥이란 말인가!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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