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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쪼 Feb 20. 2023

10.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 나를 사랑하는 방법?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네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




방탄소년단의 Love myself 가사 중 일부이다. 우연히 UN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이후 직접 작사한 가사들을 보다가 매우 놀랐었다. 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 소년들을 사랑하는지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누구나 느낄법한 감정들을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표현했을까 싶었다.


그들의 말처럼 우리가 만든 잣대들은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다. 예를 들면 이랬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 돼.'

'약속 시간엔 절대 늦어선 안 돼.'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어. 더 열심히 해야 해.'

'살이 너무 쪘어. 게을러보일거야.'


이런 잣대들이 생기는 요인은 자라온 환경의 영향 일 수도, 개인적인 경험의 결과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생긴 이런 신념들이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치 이것이 진리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지키려다 보면 결국 가장 많이 상처받고 다치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렇다면 이 노래의 제목처럼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몰랐.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듯 나에게도 너무나 어려운 제였다. 이유야 어쨌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나와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그래서 여러 책에서 조언한 방법들을 더듬거리며 실천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나에게 친절해야 하고,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나를 사랑한다는 게 어떤 건지, 그 방법이 궁금했다. 여러 책에서는 그 첫 단계가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하라는 것이었다.



모든 순간에서 스스로를 의심했다. 함께 있는 지인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나 때문이 아닐까?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업무 도중 실수를 하면 들킬까 봐 안절부절못해했고, 과하게 죄책감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불안했다.



그럴 때 결심이 필요했다.



자책하고 싶고 수치심이 느껴지는 순간에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다'는 결심을 반복해야 한다. 아이를 훈육하다가 큰소리를 화를 냈을 때, 업무 도중 작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 심지어 거리를 걷다가 발목을 접질려 비틀거리는 순간에도 수치심을 느꼈다. 그것을 인지하자 일상의 사소한 사건에도 나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깊게 깔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순간에 '나의 이런 모습도 사랑하겠다'라고 다짐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이 매우 효과적인 시작라고 느껴졌다.







두 번째, 나의 엄마가 되기로 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 후 가장이 된 어머니는 늘 바쁘셨다. 그래서인지 자녀들이 아플  종종 화를 내셨다. 걱정되는 마음이 그렇게 표현되었다고 추측해 보지만, 어린 나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감정적인 대응이 불편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최대한 부모님께 나에 대해 공유하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 패턴이 자리 잡자 주변 지인들에게 의지하거나 도움받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었다. 



이제는 내가 스스로의 보호자가 되어 아이를 다루듯 보듬어주기로 했다. 아이가 넘어지고 다치면 '아팠겠다. 약 발라줄게.' 하듯이, 마음이 속상할 때는 '정말 속상했겠다. 열심히 하려고 그런 건데 그렇지?'라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기로 하였다.



내 아이가 지금의 나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정말 멋지다. 앞으로는 너를 믿는 만큼 성장할 거야.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즐기렴. 지금 이 순간도 너의 인생의 일부니까. "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었을 것이다.

그것을 나에게 해주자.







세 번째, 나를 칭찬하자.


매일 칭찬일기를 쓰고 있다. 말 그대로 하루에 한 가지라도 나를 칭찬해 주는 것이다. 처음엔 '딱히 잘한 게 없다'는 생각에 칭찬꺼리를 찾는게 어려웠다. 그래도 사소한 것이라도 좋은 의도가 있었다던지, 예전보다 더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기록해 보았다.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건물 입구에서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일,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는 일, 아이에게 화내지 않은 일, 가족을 위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일, 남편에게 감사함을 말로 표현한 일 등 모두 사소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오늘은 이걸로 칭찬일기에 기록해야지.'하고 되새기자, 내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칭찬할게 여러 개인 날도 있고, 기록한 내용을 읽다가 기분이 좋아져 그 행동이 강화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가 부족한 부분만 기억하고, 잘하고 있는 부분은 쉽게 지나쳐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부분만 보충해 주면 더 나은사람이 될 거라는 막연한 고집이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가진 장점도 알아가면서 나에 대해 균형감 있게 파악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얼마나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정량화할 수 없지만, 지금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위의 세 가지 습관을 통해 연습하고 있다. 나는 조금씩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나의 사랑으로 가는 길

가장 필요한 나 다운 길

지금 날 위한 행보는

바로 날 위한 행동

날 위한 태도

그게 날 위한 행복

I'll show you what i got

두렵진 않아 그건 내 존재니까


<Love myself>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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