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의 통합
늘 생각과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살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차분히 근념해야 한다. 생각과 마음의 방향을 알면 표류하지 않을 수 있고, 원한다면 계획적으로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근념: 부지런히 생각함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모든 것에는 근간이자 원인이 존재한다. 생각과 마음의 원인은 무의식이다. 본성, 트라우마, 결핍, 투사 등이 그에 해당한다. 자신의 무의식에 대해 이해하면서 내 생각과 마음, 그리고 감정이 지금처럼 나타나는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 의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의 깊은 내면에는 자신만의 숨겨진 특성이 있다. 그것을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다. 알아내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절하고 개선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꼭 뿌리째 바꾸어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도, 현재의 상황에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인정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걸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존재한다. 설령 선민의식과 지적 허례허식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이 바로 선과 악의 통합. 고전 문학 <데미안>의 핵심이다. 선민의식을 높은 자신감으로, 지적 허례허식을 꾸준한 학습 동기로, 이기심을 성취욕으로.
'별의 커비'라는 게임이 있다. 커비는 나쁜 몬스터들을 잡아먹는다. 잡아먹는다고 해서 몬스터로 변하는 것이 아니다. 나쁜 몬스터의 특성을 흡수해 새로운 스킬을 획득한다. 만약 몬스터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죽이기만 했으면 스킬을 획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커비는 나쁜 것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 것이다.
선과 악의 통합도 마찬가지다. 악이라고 해서 부정하고 배척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악이 있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악의 부정적인 면은 억제하고, 쓸모 있는 면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커비식 선과 악의 통합이다. 이기적이고 열등한 성격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특성을 되돌아보자. 나의 무기로 활용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뭐가 되었든 첫 번째 단계는 '인정'이다. 내가 그런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의 발전, 즉 통합이 가능하다. 내 안의 악 또한 '나'다. 다만, 무기로 쓸 수 있는 악이어야 한다. 나머지는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차분히 느껴보자. 내 생각과 마음은 어디를 향하는가? 어떤 본성이 있고 어떤 결핍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어떤 악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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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념하셨습니까?
*Tip)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방법>
나의 깊은 내면과 무의식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나의 본성은 무엇이고, 내재된 트라우마는 무엇이며, 투사는 어떨 때 이루어지는가 등, 말이 쉽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투사: 자신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 등을 다른 사람의 것으로 지각하는 것.
맞다. 단번에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깊은 내면에 접근하는 시도는 해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감정 상태를 공부해야 한다. 내 감정을,
1. 관찰하고
2. 분석하고
3. 결론내야 한다.
우선 부지런히 내 생각과 감정을 포착하며 '나'를 느껴봐야 한다. 물론 미술 심리 치료나 정신과 방문을 통해 더 신뢰 있는 결과를 알아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백날 천날 병원에 방문하며 살 수는 없다. 지금 환경에서 적응하고 진화해야 한다. 꾸준히 내 생각과 감정에 대해 관찰하고 파악해야 한다. 잘 관찰하는 것이 천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분석하는 것이다. 관찰하고 파악한 내 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나에게 그런 생각과 감정이 왜 생겼는지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내 경험적으로,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도 어느 정도는 충분히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이 단계가 자연스러워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스러운 분석을 위해서 매 순간 나에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 "나 왜 설렜어?", "나 왜 기분 좋아?", "나 왜 불편해?", "나 왜 초조해하고 있어?". 즉 내 감정 체계로부터 똑똑해져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느껴지는 자극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는다. 즐거운 자극이 있으면 그냥 즐거움을 느끼고, 슬픈 자극이 있으면 그냥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똑똑한 감정 포착을 위해서라면 그 자극을 의식하면서 느껴야 한다. 즐거움이 생겼다면 그 즐거움을 준 자극제가 무엇이었는지, 슬픔이 생겼다면 그 슬픔을 준 자극제가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내 마음의 원인에 대해 통찰이 생긴다.
세 번째는 결론을 내는 단계다. 감정을 포착하고 분석했다면, 마지막으로 내 상태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본성, 트라우마) 알고 보니 나는 ~한 상황에서 ~한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구나.", "(투사) 내가 나의 ~한 모습을 싫어하고 있었구나."
감춰져 있던 내 본성과 진솔한 모습을 마주하는 데 성공하면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명료해진다. 그리고 내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다. 개선하고 싶은 모습에는 변화를 주고, 무난한 모습은 유지하고, 장점은 더 잘 이용하려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글은 '투사'에 대해 다룬 글이다. 참고하면 무의식 이해에 도움이 된다.
https://brunch.co.kr/@c0b170642ee2412/30
(2024. 06.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