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씩 시댁에 가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 식사 후 정리를 마치면, 아버님께 여쭌다.
"안마의자 해도 될까요?"
"묻지 말고 마음껏 써라."
매번 답하시지만, 어찌 안 물을 수 있을까.
몸을 푹 담가 15분의 황제코스를 시작한다. 작은 바퀴 두 개가 엉덩이부터 목까지 훑고 올라간 뒤 목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쓸고 내려온다. 다시 굴러 굴러 올라와서는 목과 뒤통수 사이 부분에서 멈춰서 계속 구른다. 화면에 여기가 뒤통수 시작되는 지점이 맞냐고 묻는다. V를 눌러 확인하면 그때부터 본격모드다.
발부분이 줄어들어 발에 닿는다. 무릎을 굽혀야 할 만큼 줄어들었다가 다시 펴지면 내 키에 딱 맞게 고정된다. 부드러운 빨래집게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뒤통수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조몰락 댄다.
그 사이에 팔꿈치부터 손을 넣은 부분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서 단단하게 누른다. 아프진 않은데 빼낼 수 없을 만큼. 엉덩이와 종아리에도 동일한 일이 일어난다. 두툼한 풍선이 내 몸을 단단하게 누른다. 풍선 힘이 빠지면 몸에 멈췄던 게 흐른다. 부풀면 다시 그대로 꽉 멈춘다. 그렇게 열댓 번 하고 나면 피가 팡팡 돈다.
부드러운 빨래집게는 척추를 타고 천천히 내려와 엉덩이까지 열심히 꼬집은 뒤 다시 같은 속도로 머리를 향해 올라간다. 척추 바로 옆 근육들이 입에 들어간 캐러멜처럼 말랑말랑 해진다. 발바닥에 있던 바퀴가 돌아간다. 간지럼 안 타는 나도 이건 간지럽다.
전체 몸을 좀 더 누이고 풍선과 빨래집게의 향연은 끝난다. 제일 조심해야 할 때다. 그대로 잠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입 벌리고 잠든 적이 몇 번 있었다. 이번에는 정신 차리고 마침을 누른다. 의자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 내가 할 일이 있나 없나 살핀다. 별일 없으면 다시 한번 시작을 누른다.
15분 황제타임 한 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