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매력적인 도시다. 많은 예술가, 작가들이 도쿄에 큰 흥미를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 [도쿄!]에서는 세 명의 개성 강한 감독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도쿄를 묘사했다. 봉준호 감독은 은둔형 히키코모리를 등장시킨 반면 레오 카락스 감독은 괴인을 내세워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이중성을 고발했고, 미셸 공드리 감독은 한 개인의 정체성이 상실되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모두 배경은 도쿄였다. 작가 김영하는 “볼륨을 줄인 대형 텔레비전”, “유쾌한 무관심”이라는 말로, 롤랑 바르트는 “비어있는 중심”이라는 말로 도쿄를 설명했다. 문화평론가 이어령은 일본 사회를 ‘축소지향의 사회’라고 했는데, 분명 도쿄를 축소지향의 대표적인 예라고 보았을 것이다. 예술가, 작가만이 도쿄에 대한 관점을 독점할 수는 없다.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도쿄는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재현한 환상의 도시다.
도쿄만큼 사람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는 도시를 나는 알지 못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쿄를 여행하는 동안, 거대한 눈들이 도쿄 상공을 둥둥 떠다니며, 도쿄를 유심히 정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