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나의 시, 나의 그림

by 록시
나를 찾아줘


숨바꼭질

- 한 번쯤 술래가 되어도 좋았을




살아남은 건 아무도 날 찾지 않기 때문이야

졸다 깨면 술래가 바뀌었거나

아이들이 돌아가 버린 뒤


발갛게 부어오른 태양을 업고

바닥과 바닥에서 답장을 구걸하던

내게 아직

사람의 냄새가 남아있을까


길을 잃을 때마다 한 겹씩 가라앉는 빛

심장에 고인 시간마저 흩어져

그을음 가득한 하늘만 발목을 휘감아


핏기없는 가로등 가로등 가로등

골목이 휘청거리는데

발자국만 헛도는데


내일의 그림자가 어제로 달려가는 밤

이제 그만

나를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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