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출현(出玄)-빛을 품다/첫사랑? - (11)
평년 금요일로 시작한 1982년 대한민국은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었다. 전두환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위한 안정을 강조하였으나, 국민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였다. 국민들의 외면 속에서 국무총리 등 5개 부처개각을 단행했다.
문교부가 중고생교복두발자율화를 발표하자,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이 들썩였다. 보사부가 유흥업소의 정기휴일제폐지와 영업시간자율화를 결정하여 유흥업소종사자들이 환영하였다. 국무회의도 야간통행금지폐지안을 통과시켜 당일자정을 기해 야간통행금지를 폐지했다. 이 모두가 국민관심사를 정치에서 3S(섹스, 스포츠, 스크린)로 돌리려는 우민화정책일환이었다.
야간통행금지는 1945년 9월 7일부터 미군정 더글러스맥아더의 포고령에 의해 실시됐다. 처음에는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20시부터 익일 5시까지였다가 나중에 22시부터 익일 4시로 단축하였다. 6.25 전쟁 직후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1961년부터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였다. 밤 11시 30분에 1분간 예보에 이어 12시를 기해 통금사이렌이 울렸다. 사이렌과 함께 세상이 일시정지됐으며, 간간이 순경들 호각소리만 들릴 뿐 캄캄하고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유치장은 신사숙녀와 거지들까지 통금에 걸린 사람들로 붐벼 포로수용소를 방불케 하였다. 통금위반자는 법원이 아닌 강당에서 벌금처벌을 받았다. 빽이 있으면 통금에 걸려도 석방되었다. 혹여 기차가 연착하면 손바닥에 통행증도장을 찍어줬다. 유일하게 야간통행허용자는 맹인안마사였다. 이러했던 야간통행금지가 36년 4개월 만에 전면 해제되었다.
통금해제된 날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만세를 불렀다. 번화가는 해방감에 몰려다니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만취해 고성방가 하거나 비틀거리는 사람들로 광란의 도시로 변하였다. 여기저기 술 토한 자국이고, 여관여인숙은 만원이었다.
겨울방학 이후 문승협은 거의 매일 도서관에 다녔다. 도서관에서 자주 만난 천영기 때문에 이담과 셋이 부쩍 친해졌다. 도서관에 모인 학생들 사이에서 교복과 두발자율화가 연일 화두였다.
“아야, 머리가 자율화되믄 맘대로 기르는 것이어?”
“너는 세상 원투데이 살았냐? 뻔할 뻔자제,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 함시롱, 또 단속할 것이다.”
“그래도 이 빡빡머린 벗어나겄제, 그것만도 어디냐.”
“교복도 자율화된다메?”
“교복은 내년이라드라. 할라믄 같이하제 뭐 한다고 내년부터까잉.”
“긍께 말이다, 뭘 해도 어설프단께.”
“우리가 모르는 심오한 이유가 있겠지.”
“염병, 뭔 심오한 의미, 다 즈그들 탁상공론이제.”
“그란디야, 책가방은 올해부터라드라. 아야, 우리 셋이서 같은 책가방으로 사까?”
“그라까? 으째, 승협이 니는 싫냐?”
“하하, 아니야, 같은 걸로 사지 뭐.”
“승협이 니는 내일 뭐 하냐?”
“특별한 일 없어.”
“부용경 알제?”
“부용경?”
“저번에 우리 집 가믄서 말하디야. 선창가에서 두부랑 오뎅 팔고, 즈그 집이 그 공장 하는 부용경 몰라?”
“아, 알아, 국민학교 때 학생회기획부장 하다가 서울로 전학 간 얘 말하는 거지?”
“잉, 맞어. 그놈이 서울친구들하고 요번 금요일에 온다드라, 나랑 같이 가서 놀래?”
“그렇게 안 친했는데, 가도 될까?”
“으짠대, 괜찬해, 같이 가자.”
문승협은 다음날 약속한 시간에 맞춰 천영기집으로 갔다. 이담이 먼저 와있었다. 셋이 선창가 항동시장으로 향하였다. 부용경집은 예전에 박진숙아버지가 거지행세로 방황하던 때 발견한 수산물시장통이었다. 비릿한 생선냄새가 코를 찔렀다. 1층은 가계내부와 가판에 오뎅과 두부 등을 펼쳐놓은 상점이고, 2∙3층은 가정집인 일본식 건물이었다. 천영기가 상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문승협과 이담도 인사하고 천영기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집안은 밖에서 보기와 다르게 꽤 넓고 정갈하였다. 천영기가 자기 집처럼 이방 저 방 들여다보며 큰소리로 부용경을 불렀다. 화장실에서 양갈래로 머리를 딴 여자아이가 나왔다.
“오빠들은 지금 3층에서 자고 있어요.”
“우리 현숙씨는 잘 있었으까, 이 오라비 허벌나게 보고 싶었제?”
“피, 난 바람둥인 별론디. 저 오빠들은 첨 보네요?”
“아따 이쁘게 생겼다잉, 나는 이담이여, 오빠친구.”
“안녕, 나는 문승협이에요, 반가워요.”
“무용해서 쪼까 성숙해 보인디, 인자 국민학교6학년이어, 말 편하게 해.”
“당사자는 난디, 왜 오빠가 이래라저래라 그라까?”
“음마, 장래 서방님한테 그렇게 말하믄 섭하제.”
“어휴, 누구 시집 못 가게 할 작정이에요?”
“하하하, 각시, 나는 처남한테 가볼라네.”
부현숙은 방학 때면 서울로 무용교습을 다녀서 서울말과 사투리가 섞여있었다.
천영기가 장난스레 부현숙머리를 쓰다듬고 3층으로 앞장섰다. 계단을 올라 오른편에 있는 첫 번째 방문을 열었다. 사내 네 명이 자고 있었다. 천영기가 이불을 걷어내며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사내들이 꿈틀대더니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천영기가 한 명씩 손을 잡고 일으켰다.
천영기와 부용경은 중학교방학 때 서울과 목포를 서로 왕래할 정도로 친하였다. 그렇게 어울리면서 부용경의 서울친구들과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부용경과 서울친구들이 문밖에 서있는 문승협과 이담을 보았다.
“어? 너 승협이구나, 문승협.”
“그래, 부용경 오랜만이다.”
“진짜 오랜만이다야, 잘 있었어?”
“응, 다시 만나서 반갑다.”
“용경아, 이 아그도 내 친한 친구여.”
“영기한테 말 많이 들었어, 나는 이담이어.”
“반갑다. 참, 내 서울친구들하고도 인사해라.”
“나는 박상인이야.”
“난 박정진.”
“나는 최봉수, 다들 만나서 반갑다.”
“야, 느그들 인자 일어났으믄 점심도 안 묵었겄다?”
“응, 라면이나 끓여 먹자.”
“라면 좋제, 내가 끓이께, 몇 개 끓이까?”
“인원수 곱하기 1.5개.”
“그라믄 일곱 명인께, 최소 열 개는 끓여야겄다잉.”
부용경과 서울친구들은 씻으러 갔다. 천영기가 익숙하게 부엌으로 입성하였다. 최근 설치한 가스레인지가 있음에도 사용법을 몰라 풍로에 심지를 올려 불을 붙였다. 대형냄비에 물을 담아 올리고 찬장을 뒤적거렸다.
“용경아, 라면 어딨대? 여그 있었는디 안 보인다야?”
“엄마가 라면 한 박스 사놨다고 했는데, 거기 쌀통 옆에 없니?”
천영기가 박스를 찾아 라면을 꺼내자, 문승협과 이담은 봉투를 뜯어 수프를 꺼냈다.
“영기야, 용경이 몰라보게 변했다?”
“잉, 저시끼 한 일 년간 육체미 했잖애.”
“보디빌딩?”
“잉, 그거 해갖고 몸이 겁나 좋아졌어.”
“구레나룻도 그렇고, 콧수염도 길렀더라?”
“하하, 저시끼 바람 들어갖고야, 멋 낸다고 수염 나는 크림 발랐어.”
“수염 나게 하는 크림이 있어?”
“잉, 요즘 유행하는 그 미제크림 발랐단께.”
문승협과 이담이 끓는 물에 라면과 수프를 넣었다. 천영기가 밥상을 펴고 냉장고를 뒤져 김치통을 꺼냈다. 부용경이 부엌으로 와서 수저와 그릇을 챙겼다. 서울친구들이 밥상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
모두 밥상에 둘러앉아 라면을 떠먹는데 부용경의 어머니가 올라왔다. 문승협과 이담이 일어나 인사했다. 다른 친구들은 게걸스럽게 라면을 먹었다.
“안녕하세요, 문승협입니다.”
“저는 이담이어라우.”
“느그는 처음 본다잉, 용경이 친구냐?”
“네.”
“느그도 언능 묵어라, 라면 퍼지겄다. 아그들아, 김치를 통째로 꺼내 묵으믄 쓰냐, 덜어서 묵어야제.”
“하하, 어무니 설거지거리 늘릴까 비 그랬어라.”
“오메, 영기가 이 엄니를 무자게 생각해 준다잉.”
“아따, 지가 어무니 생각 안 하믄 누가 하겄소.”
“호호, 그래 말만이라도 오지다. 승엽이고 담이라 했냐, 느그는 어디 사냐?”
“승협입니다, 저는 유선동이요.”
“저는 북교동이라우.”
“어무니, 박동후씨 알지라.”
“잉, 잘 알제.”
“승협이가 그 집 손자여라.”
“옴마, 니가 태선화학 박동후회장 손자여?”
“친손자는 아니고요, 저희 할머니가 동생이세요.”
“그라믄 진외가네, 엄청시리 가깝그만. 아따, 재벌집 손자를 다 본다잉.”
문승협은 느닷없는 천영기말에 당황하였다. 서울친구들이 라면을 먹다 흠칫 문승협을 쳐다보았다. 처음 문승협을 바라봤을 때 경계하던 눈빛과 사뭇 달랐다. 마치 오랜 시간 만나온 친구처럼 친근했다.
친구들이 라면을 다 먹은 후 그릇과 수저를 설거지통에 몰아넣었다. 누가 앞장서기도 전에 옥상으로 우르르 올라갔다. 부용경과 서울친구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담배를 꺼냈다. 박상인이 라이터를 켜 불을 붙였다. 문승협과 이담은 놀랐지만, 천영기는 익숙하게 담배를 달라고 하였다.
“아야 큰박, 나도 담배 한 까치주라.”
“식후 3초 이내 불 연초 하면 조실부모라는데, 한대 피워야지.”
“후, 담배는 역시 식후가 제 맛이야.”
“야, 느그들 담배는 언제부터 피웠냐?”
“중2 때부턴가 피웠어, 봉수는 가끔 피우고.”
“영기 너도 중2부터 피웠냐?”
“아니, 나는 중3 겨울방학 때 요것들한테 배웠제.”
“담이야, 너도 한번 피워볼래?”
“그라까?”
“승협이는?”
“나? 난 됐어, 괜찮아.”
문승협이 담배를 거절하자, 서울친구들은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이담이 첫 모금 연기에 사래가 걸려 콜록댔다.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느니 목이 따갑다느니, 첫 담배를 피운 소감을 힘들게 피력했다. 박정진과 박상인은 담배 좀 피워본 자세였다. 부용경은 멋있게 피우려 하였으며, 최봉수와 천영기는 어설펐다. 문승협과 천영기와 이담은 175Cm 정도 비슷한 키에 마른 체형이고, 부용경과 최봉수는 목포친구들과 키는 비슷하면서도 보디빌딩으로 단련된 체격이었다. 박상인과 박정진은 185Cm에 100Kg 좌우로 덩치가 컸다.
“근디, 으째 정진이를 큰박이라고한대?”
“아, 서울친구 중에 작박이라고 박정진이 또 한 명 있거든, 쟤가 키가 더 커서 큰박이라고해.”
“허허, 친구 사이에 동명이인이 있다니 재밌다잉.”
“오메오메, 고등학상들이 뭔 담배를 그렇게 피웠쌌냐, 언능 안 끄냐?”
“알았어요 엄마, 그만 피우고 내려갈게요.”
“동네사람들이 보믄, 애비 없어서 그런다고 손가락질한다잉.”
“알았다니까, 안 피울 테니 엄마 먼저 내려가세요.”
“워메 담배냄새, 담배 좀 그만 피워야, 뼈 썩은단께.”
“아따, 알았어요.”
“저녁에는 뭐 묵을래, 회 묵을래 고기 묵을래?”
“엄마가 해주는 건 뭐든 다 좋아, 알아서 해주세요.”
담배 피우며 이야기하는 사이 부용경의 엄마가 올라와 꾸중했다. 서울에서 온 아들친구들에게 대접하려고 저녁메뉴를 물었다. 문승협은 부용경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부용경어머니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천영기가 서울친구들에게 물었다.
“느그 작년에는 흑산도 댕겨와서 유달산 갔었제?”
“응, 흑산도에서 홍어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더라.”
“나는 홍어 썩힌 냄새가 코를 찔러서, 한 점 맛보고는 더 이상 못 먹겠더라.”
“상인이는 좋은 말로는 미식 가고, 몬도가네야 몬도가네, 못 먹는 게 없어.”
“허허허, 진짜 희안하다잉, 목포서 사는 우리도 쉽게 못 묵는디.”
“그라믄, 오늘은 작년에 완공한 영산강하구언 구경 가끄나? 시간 되믄 그 근처 갓바위도 보고.”
“좋아, 지금 내려가서 준비하고 출발하자.”
모두 아래층으로 우르르 내려갔다. 부용경의 남동생 부용철과 한 살 어린 여동생 부현지가 있었다.
“어? 영기 형 왔소.”
“영기오빠는 언제 왔단가?”
“용철아, 현지야, 와따 오랜만이다잉.”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데 부현지방에서 여학생이 나와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음마, 난희도 왔네?”
“정난희, 오랜만이다?”
“아, 안녕하세요.”
“더 예뻐졌네, 잘 있었어?”
“네.”
박정진이 환한 표정으로 반긴 반면 정난희는 무덤덤히 대했다. 둘만의 묘한 기류가 흘렀다. 문승협은 부용경동생들과 부현지의 친구 정난희를 몰랐으나, 서울친구들은 다 아는 눈치였다.
“여그는 오라비친구 이담이고 문승협이여, 인사해.”
“담이 형은 첨본디 승협이 형은 잘 알아라우.”
“나도 알제, 문일고 헤실이 문승협, 호호호.”
“뭐시어, 승협이가 그렇게 유명인이여?”
“그람이라, 여학생들한테 무자게 유명하제라.”
“용철이 너는 어떻게 안디?”
“모델 채정이가 좋아한 남자가 승협이 형이라고 소문이 쫙 났어라우.”
“뭐라고야, 요즘 CF모델로 잘 나가는 그 채정이가?”
“아니야, 헛소문이야. 하하,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
정난희가 채영이와 관계를 들으며 문승협을 빤히 바라봤다. 애써 부인하며 웃어넘기는 문승협과 눈이 마주쳤다. 수줍은 미소로 눈길을 피하면서도 표정 끝에 도도함이 배어있었다. 천영기가 둘의 시선을 보았다.
“난희는 승협이 처음 보냐?”
“전에 길 가다 영기오빠랑 마주쳤을 때 봤어요.”
“그래 맞아, 영기 너희 집에 갈 때 길에서 한번 봤다.”
“나는 난희 잘 알어, 무용하는 정난희 맞제?”
“아야 담이야, 니가 아는 여자도 있냐, 요 순딩한 시끼가 부뚜막에 올라갔네?”
“염병, 정난희 모르믄 목포에서 간첩이제, 안 그냐?”
“그란디, 으째 니 얼굴이 빨개진대?”
“연설하네 진짜, 뭔 말을 못 하겄다.”
문승협과 이담이 동생들과 인사할 때도 박정진눈은 정난희에게 꽂혀있었다. 박정진이 정난희를 좋아한듯했고, 정난희는 부담스러워하였다. 천영기는 그 와중에 정난희를 향한 박정준눈빛과 콧대 높다고 소문난 정난희가 문승협에게 수줍어하는 의외의 순간을 포착했다. 셋을 차례로 보더니 혼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난희, 우리 하구언 구경 가는데 같이 가자.”
“난희야, 같이 갔다 오까?”
“오빠들끼리 편히 다녀오세요, 저흰 집에 있을게요.”
“아따 누구는 아쉽것다잉, 하하.”
“차도 좁은데 우리끼리 다녀올 테니까, 너희들은 집에 있어라.”
박정진이 같이 가자고 하고, 부현지가 옆에서 동조하였지만, 정난희는 싫다고 했다. 천영기가 박정진속마음을 대변하자, 부용경이 깔끔히 정리하였다. 박정진은 아쉬워하며 정난희에게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다들 박정진이 정난희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알았으나, 문승협과 이담은 전혀 몰랐다.
부용경의 큰누나와 곧 결혼할 예비매형이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용경과 친구들을 봉고차에 태웠다. 갓출시된 새 차냄새와 봉고차 뒤쪽에 실린 공장물품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가 섞여있었다. 물건들 때문에 자리가 앞으로 당겨져 있어 바짝 붙어 앉았다. 친구들끼리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 불편함은 잊었다.
“큰박, 난희한테 까였으면서 아직도 미련 있냐?”
“아니야, 미련은 무슨, 다 지나간 일인데 뭐.”
“큰박 이제 미련 버려라.”
“이 시끼들아, 그만 좀 해, 미련 없다니까.”
“뭔 말이대?”
“그런 게 있어, 하하하.”
이담이 궁금해 물었지만, 서울친구들과 천영기는 답해줄 생각이 없었다. 박정진은 짜증 나 심드렁했다.
부용경의 예비매형이 영산강하구언입구에 내려줬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몄으나 강렬한 햇볕에 그렇게 춥진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