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뒷목 잡고 쓰러진 카드
돌아온 어버이날
시작은 평범했다.
아이들이 용돈 모아 사온
생화와 케이크로
어버이날 빵퐈레를 울렸다.
작은애는 그 많은 케이크 중
지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사 왔고,
남편은 콧바람으로 촛불을 끄겠다고
한쪽 콧구멍을 막고 난리를 쳤다.
나는 속으로 부들거리며 겉으론 관용을 베풀었다.
이런 시추에이션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에.
그러다가 큰애가 건네준 카드를 읽어보았다.
이렇게 씌어 있었다.
‘부모역할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고...
힘들 것 같아요.
(어머! 얘가 철이 들었나?)....中略.....
저희가 스무 살이 되기까지
계속해서 좋은 부모역할을
잘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엥? 이렇게 어이없게 끝났다.
이게 무슨 어버이날 감사카드란 말인가!
계속해서 잘하라니....
아이고 내 팔자야!
그 다음 해
또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작은애가 편지를 써서 줬다.
읽어보니 역시나였다.
'......자녀 한 명을 기르는데 일반적으로 2억이 든다고 방송에 나오던데요,
저는 3억 정도는 들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뭐 이런 비싼 반성문을 어버이날의 편지로 주나!
내년부터는 어버이날 편지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