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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갈빵 Dec 26. 2023

[맛동산 시리즈16] 독산에서-

불불

0. 11월의 독산

사당의 9월 후 10월을 제끼고 11월, 겨우겨우 날을 맞췄다. 맛동산 비대위, 카카오뱅크 '맛동산 통장' 에는 일본여행을 위한 회비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그래 그 후쿠오카를 언제 가야하냐, 어떻게 가야하냐, 가긴 갈 수 있냐를 논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본인을 제외한 셋은 라멘을 먹었고 위닝 한판을 했지만 이야기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퇴근 후 글을 쓰고 있노라니 그때를 물을 힘이 없다.) 정회원의 퇴근 시간에 맞물리기 위해, 어쩐지 절주가 필요한 회원들의 과음을 막기 위해 독산의 멋드러진 와인집을 예약했다. 이름하야 불불! BTS가 부릅니다! 불타오르네!


1. 불불

정회원 등장! 예상보다 빨리 왔다며 기뻐할 줄 알았지만, 오기 전 안주 몇을 해치울 궁리를 하고 있던 그들의 말이 얄밉지만 실실 흘러나오는 웃음. 롱타임노씨! 트인 공간에 아기자기 ㅇ1퓨z1한 소품들, 가구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탁자와 의자들이 아늑하면서도 ㅎHㅍ1한 분위기를 흠씬!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임하기 더할 나위 없다랄까. 마음에 들었다.

와인과 떡볶이, 뇨끼, 햄과 치즈, 색감과 식감을 더해주는 채소들. 서비스로 딸기와 또 치즈. 고풍지고 우아하고 귀여운 맛동산의 이미지와 일맥상통하는 메뉴가 아닐까. 삼각지의 내추럴 와인바에서 그러했듯 왠지 모를 소극적 포크질이 우습지만서도 뭐 나쁘지 않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지 아니한가. 사진이 그 아리따움을 다 담지 못했지만 이쁜 만큼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허기는 달랬다. 최대의 안주를 시켜보자. 근황 올림픽.

9월 생일자인 필자를 챙겨주는 동시에 최대의 안건인 일본 여행 계획. 시작은 비장하였으나 결국 총무님의 인사 이동에 달린 것, 기다려보자꾸나. 능력자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을 빌지어다! 그리고는 이제 미주알고주알. 그러다가 이제 12월 계획을 세웠다. '맛동산 송년회'

맛동산 모임의 꽃은 '게스트'가 아니었던가. 그런가? 아무튼. 게스트를 모아 잔치를 벌려보려는 생각. 날부터 잡자. 다음날에 연차, CHECK. 다 모일 장소를 물색해보기로 한다. '누구를 부를까?' '얘는 될까? 걔는 안 될 걸' 고민해보기로 한다. 메뉴도, 생각해보기로 한다. 잘 해보기로 한다. 뜬구름 잡는 소리로 시간을 보내본다. 재밌겠다! 회의 끝.

이때, 준회원의 BF(Best friend라는 뜻) 등장. 7월 모임에도 잠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오늘도 어찌 알고 깜짝 등장! 송년회 이야기를 하니 '필참' 을 외쳐준 그 덕분에 우리만의 잔치는 모면했다. "크러쉬 맥주 맛이 어떤데?" 아쉽고 아쉬워 몇번 찌르기를 시도했지만 꿈쩍하지 않는 멤버들. 그래, 오늘은 절주렸다. 와인 두 병으로 마무리하자. 어색하지만 집에 가보자. 12월에 잔뜩 힘을 주기로 하고 무거운 엉덩이를 가까스로 떼어냈다.

끝나는 시간까지도 불불 칭찬은 끊이지 않았다. 몇몇은 다른 모임을 이곳에서 치뤄야겠노라 다짐했고, 몇몇은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다.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엄청나게 만족스러운,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웃음꽃 핀 뜬구름을 뿅뿅 띄우기 좋은 아늑하고 ㅎHㅍ1한 맛술집 불불이셨다.


하...12월까지 언제 기다리냐, 애들아 가냐?

독산역으로 향하던 길에 마주친 술집,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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