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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vory Oct 18. 2023

정신건강을 챙기는 기본이자 직장인이 놓쳐선 안되는 것

커피? 아닙니다. 돈?... 그렇긴 하지만 그거 말구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심리 상담사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볼 줄 알아야 한다. 임상심리전문가인 내가 내 마음을 돌보기 위해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운동? 명상? 감사일기? 모두 아니다. 밥과 잠이다.



사람들은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하는 것 같다. 호흡, 수면, 식사와 같은 것들은 너무 기본적이어서 무시하기 쉽지만 이중 하나라도 불충분해지면 우리 몸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불안 혹은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단지 식사를 거르지 말고 술 없이 잠들도록 하면, 그것만으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정말이다. 매우 많은 심리적 문제들이 수면, 식사와 연관되어 있고 이는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챙기는 기본이다.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입맛이 없더라도, 업무가 매우 바쁘더라도 식사 시간이 되면 조금이라도 식사를 하길 강력히 권한다. 이 기본적인 신체 기능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다른 심리적 문제들에도 접근이 가능해진다. 



회사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수면과 식사를 절대적으로 사수해야 한다. 아무리 중요하고 심각한 일이라도 자기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회사 일을 성공시키고 사고 없이 무언가를 해내더라도, 내 건강을 잃는다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나는 정신과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밥과 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임상심리 수련생들은 식사를 거르거나 밤잠을 줄여가며 업무를 쳐내는 경우가 많다. 나또한 식사를 거르고 심리검사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집중도 안되고, 밥도 못 먹고 일하는 상황에 대해 화도 나고, 이래저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잠을 줄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밤을 새다시피 하니 시간은 무한정으로 늘어난 것 같은 여유가(혹은 착각이) 생기지만, 머릿속은 안개가 낀듯 뿌옇기만 하다. 좋은 컨디션이었다면 30분만에 생각해냈을 텐데, 2시간을 붙잡고 있어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할일이 많아도 12시 내지 1시에는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의 내가 해내겠지, 잠을 자고 나면 머리가 더 잘 돌아갈거야, 그런 마음으로 편하게 숙면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나또한 수련 받는 3년 동안 수면부족에 시달려 늘 충혈된 눈으로 다녔다. 그래도 두통이나 스트레스성 증상이 별달리 없었던 건 수면과 휴식의 힘이었으리라. 식사도 가급적 꼭 했다. 시간이 정 없으면,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내식당으로 달려가 단 5분이라도 식사를 했다. 10분만 늦게 시작해도 되겠느냐는 정중한 요청을 거절한 환자나 보호자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 





마음이 몸 건강에 영향을 미치듯 몸 건강이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피곤하고 지친 몸에 긍정적이고 건강한 정신이 머물 수 없다. 몸은 당신이 스스로에게 소홀히 대했던 것들을 기억한다. 차곡차곡 쌓아서 때가 되면 보복한다. 


혹시 아직 식사를 안했다면, 오늘 식사를 거를 예정이었다면, 밥을 꼭 먹도록 하자. 그리고 아무리 바쁘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수면을 희생시키면서 일에 몰두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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