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vory Aug 06. 2024

실망하더라도 기대하는 게 나을까?

실망하느니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앞두고 기대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실망하지 않기 위해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을까? 이에 대해 자기만의 다양한 답변이 있는 것 같다. 심리치료를 하면 ‘실망하느니 기대를 안 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훨씬 자주 만난다.



실망스러운 사건은 좌절감을 느끼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기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욕구는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좌절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방어기제로써 기대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생길 수 있다.



안 될 것을 예상하는 것과 잘 될 것을 기대하는 것. 둘 중 무엇이 정신건강에 더 좋은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 뇌를 이해해야 한다. 뇌는 생각보다 단순해서 실제 일어난 일과 생생한 상상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과거에 즐겁고 뿌듯했던 일을 떠올려 보면,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가 번진다. 반면에 누군가 나를 화나게 했던 일에 대해 생각하면, 미간이 굳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미 지난 일인데도 바로 지금 일어난 일처럼 분노가 차오른다.



이처럼 우리 뇌는 과거와 현재를 구별하지 않고, 지금 당장 일어나는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부정적인 결과를 떠올리면, 머릿속에서는 우려하던 그 일이 이미 벌어진 것과 다름없는 처리과정이 일어난다. 안 해도 되는 부정적인 생각들과 감정 소모가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은 기대가 실제로 이뤄졌을 때의 행복감과 성취감 같은 긍정 감정을 덜 느낄 수 있다. 불행을 피했다는 안도감에만 겨우 그치고 마는 것이다.



실망할 것이 두려워 기대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일종의 학습된 무기력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우리의 가능성과 기회를 제한하고, 긍정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소소하고 소중한 기회를 빼앗는다. 따라서 힘들더라도,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는 편이 좋다.




인간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최악을 상상하는 대신, 뜻밖의 행운을 기대하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 오늘은 어떤 좋은 일이 있을지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면 미처 인식하지 못할 뻔했던 좋은 일들이 비로소 보일 것이다.



10번 실망해도 1번 더 기대하기를 권한다. 설령 기대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기대하는 순간의 설레는 감정은 온전히 당신만의 것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화내야 할까, 참아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