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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지식in Mar 17. 2024

인생은 00이다

- 돌아온 올드보이


인생을 살다 보니 기회란 언젠가 오더라.

- 김성근 감독 <인생은 순간이다>



Win or Nothing. 승리 아니면 폐지. 승률 7할을 넘지 못하면 프로그램은 사라집니다. 시한부 경기죠. 정말 될까 하는 기대와 우려는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 현실이 됐습니다. 최강몬스터즈는 지난 2023 시즌 31경기 중 22승을 거두며, 승률 7할을 달성했습니다. 2,500번의 KBO 최다안타를 자랑하는 박용택 선수의 금빛 방망이를 뒤로 이대호 선수의 묵직한 한방이 승리의 쐐기를 박습니다. 벼랑 끝 승부에서 역전을 장식한 송승준부터 컨트롤 아티스트 유희관까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야구도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백전노장들의 전설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산은 멀리서 보면 낮지만, 가까이서 보면 높다. 꿈도 마찬가지라고 감독은 말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숨이 차고 힘들고 괴롭다고. 최강야구 감독직을 받아들인 이유도 결국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나이 들어 은퇴를 했든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선수든 노력하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는 것. 자신만의 인생 원칙을 야구로 보여주고 싶었을 겁니다. 야구공이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그래서 하루하루 연습하고 뛰어야 하지만, 야구공은 결국 둥글죠. 모두에게 열린 기회, 열린 결말, 열린 희망을 감독은 증명하고 싶었을 겁니다. 야구 몰라요. 인생도 모릅니다.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이팔청춘 야구하나 믿고 대한민국 땅을 밟은 청년. 피눈물을 삼키며 가족들과 생이별한 문제아. 야구장 가는 길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는 노장은 인생은 순간이라 강조합니다.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재일교포, 김성근 감독은 누구 도움 없이 실력으로 증명해야 했죠. 그의 삶에는 치열함이 묻어있습니다.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 선수들을 혹사시킨다는 비판도 받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감독의 원칙입니다. 오대산 극기훈련을 밑거름으로 1989년 인천시민에게 가을야구를 안겼고, 2007년 SK와이번즈 부임 이후 하위권팀을 연달아 우승시키며 성과보증수표로 우뚝 섰습니다.


끝끝내 0.1%를 찾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도 바뀌죠. 감독의 신념처럼요. 최악의 상황일수록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2024년 새해가 밝았죠. 약속대로 김성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최강야구' 시즌3가 더 화끈하게 데뷔합니다. 6번의 직관 경기에서 모든 회차가 매진되며 안방극장과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증명한 최강야구. 각본 없이 써 내려간 그들의 드라마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전설들의 재능기부와 감독의 열정기부로 방구석 ㅈ문가들은 희망고문을 받고 있죠. 짠내, 단내, 쓴내가 진동하는 촌극의 향연. 존폐의 기로 속에 올해는 어떤 전설을 써내려 갈까요.



기회는 스스로 개척한다


내일이 있다는 것을 핑곗거리로 삼지 않았다. 책을 다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입니다. 내일이 있으니 오늘은 어떻게 되든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일이 와있는 삶을 사는 겁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준비된 삶을 사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듯이요. 기회는 스스로 개척하는 게 맞습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선수를 은퇴하고 마산상고 야구부 감독을 하면서 끊임없이 내일을 준비했다고 강조합니다. 선수생활이 일찍 끝났다고 좌절했다면 오늘의 김성근은 없었을 겁니다. 그때의 기본기가 밑거름이 되어 삼성 라이온즈, 지바롯데, SK와이번즈 등 굵직굵직한 팀을 거쳤고 김성근은 대한민국 야구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죠. 한때 글 쓰는 일로 돈을 받았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직장은 달랐지만, 직업은 바뀌지 않았죠. 펜과 종이는 어느새 숙명이 되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보도자료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홍보소식지를 분기마다 만들고, 지금은 백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매달 1편씩 자치단체장 기고문도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능할까 했지만, 점이 모여 선과 면이 되는 과정들을 거치며 성장하고 있죠. 글이란 것은 가격을 매길 수 없기에, 글의 가치는 끝이 없기에, 독 짓는 늙은이의 심정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기는 글쓰기를 위해서요. 부업으로 브런치를 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아직 청춘이죠. 꿈이 크기에 겸손하게 살고 있습니다.



야구도 인생도 10cm 승부다.

-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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