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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Mar 20. 2024

문화와 예술의 고장 여수

[예울마루 미술관-장도-아쿠아 플라넷-향일암]



EBS 라디오 [윤고은의 EBS북카페] 프로그램은 최애청취 프로그램이다. "미술애호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미술사"는 우리나라 최초 직업으로서의 도슨트인 김찬용 도슨트가 들려준다.



르네상스, 고전주의, 바로크와 로코코로 이어지는 미술사는 인상주의를 거쳐... 대지미술, 동시대미술까지  총 26회로 중요 미술사 위주로 설명하며 진행된다. 미술사의 의의, 화가의 삶과 작품의 가치, 시대상 등 흥미로운 설명에 두 번이나 다시 듣기를 했었다.



도슨트는 현재 전시 중인 곳과 가보면 좋은 미술관 등도 소개했다. 파주의 헤이리 예술마을은 꼭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내가 직접 갈 수 있는 예울마루 미술관과 장도 미술관이 여수에 있었다. 그래서 둘째와 나의 여수 투어가 시작되었다.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하는 예울마루 미술관은 탁 트인 바다와 장도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있었다. 주말 첫 여정이라 시간이 빨라서인지 관람객이 없어서 좋았다. '마산, 여수 교류전'이 열리고 있었다. 꽃과 풍경들이 많았다. 좋은 그림 몇 점 갖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장도를 잇는 진섬다리는 만조 때, 물속에 잠기기 때문에 물때를 피해서 가야 한다. 보통은 하절기 06:00~22:00, 동절기 07:00~21:00(연중무휴)에 출입이 가능하다. 다리는 미끄럼방지를 위해 동그라미 무늬가 새겨져 있다.

 

장도 미술관에는 환경, 인권 등 실천을 요구하는 설치미술이 전시되고 있었다. 바다는 넓은 품으로 손님을 맞아주는 넉넉함을 보여 주었다. 주변 경관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조경도 잘 되어있고, 자연을 이용한 둘렛 길도 좋았다. 앞서 걷는 둘째를 불러 사진 찍기에 바빴다. 더위에 너무 많이 걸어서 둘째가 힘들어했다. 미술관 한쪽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바다를 바라보며 오전을 보냈다.



아쿠아 플라넷 여수는 아쿠아 플라넷 제주(아시아 최대의 타이틀을 보유 중이며 전 세계에서 10위 안에 드는 수족관)에 이어 국내 2위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다. 태양광 발전에 의해 구현되는 친환경 아쿠아리움이라고 한다. 특별한 점은 다른 아쿠아리움과는 달리 지상에 위치해 있는 곳 중, 국내최초 아쿠아리움이다. 300여 종 5만 5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멸종위기 생물인 벨루가와 푸른 바다거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아쿠아 플라넷 여수는 더위를 피하기 좋았다. 둘째가 엄마 손을 놓지 않고 따라다녔다. 색색의 물고기와 수초 등 정성 들여 꾸며 놓은 곳들을 보고도 표정이 흥미 없어 보인다. 서늘하고 어두운 분위기라 무서운 모양이다. 아빠와 형과 함께 왔을 때는 즐겁게 다녔었다.


돔 형태의 수족관은 마치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상을 느끼게 했지만, 둘째는 편치 않았던 것 같다. 물속에서 쇼를 하는 인어님께는 손을 흔들며 반가워했다. 빨리 나가고 싶다고 해서 서둘러 나왔다. 수족관에서 더위를 피하겠다는 계획은 무모했다.

 


해를 향해 있다는 향일암은 전남의 해돋이 명소  TOP7에 드는 곳이다. 가족여행과 단체관광 등 두어 번 왔던 곳이다. 남해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여수 관광 필수 코스다. 바다를 향한 경치가 아름다운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



사찰은 여행 때마다 갈 곳을 정해서 들러 기도처로 삼곤 했던 나의 소박한 종교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엄마를 따라 절을 올리는 엉성한 둘째의 모양새도 웃음이 났지만, 그래도 부처님 앞에서는 두 손을 모으고 절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도 기특했다.



등용문과 통천문을 지났다. 계단이 많고 경사가 심해서 둘째도 나도 헉헉거리며 땀을 흘리며 겨우겨우 올라갔다. 위로 오를수록 더 넓고 아름다워지는 풍경에 힘듦도 잊곤 했다. 나이를 더 먹으면 향일암에 오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수많은 바람이 적힌 금빛 문장들이 나부꼈다. 내 마음의 소원들도 고이 풀어놓고 모든 소원들이 이뤄지길 기도했다. 등용문은 취준생이었던 큰애에게 보내줬다. 스마트폰에 꼭 저장해 놓으라는 말과 함께.  문화와 예술을 품은 그날의 여정은 해가 질 때까지 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멀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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