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네 브라운 에세이 『마음 가면』(웅진지식하우스, 2012)을 읽고
브레네 브라운은 미국 휴스턴 대학교의 연구 교수이자 지난 20년 동안 취약성과 수치심, 자존감에 관해 연구해온 심리 전문가다. 브레네 브라운의 대표작인 『마음 가면』은 취약성을 기꺼이 드러내는 용기가 우리의 내면을 얼마나 강인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주장한 역작이다. 『리더의 용기』,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 『수치심 권하는 사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라이징 스트롱』 등이 있다. - 작가소개에서
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용기는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5,700만 명의 인생을 바꿔놓은 TED 역사상 최고의 감동! 대중심리 최고 권위자 브레네 브라운의 대표작.
우리는 많은 곳에서 자의든, 타의든 노출되어 살고 있다. 브런치나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결국, 나를 알리고자, 누군가와 연결되어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에 의한 것일 터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용기 있게 남들 앞에 설 수 있을까? 대부분은 최소한이라도 자기를 포장하고, 가면을 쓰고 남들 앞에 서지 않을까? 그것이 다른 사람 앞에 서는 예의로 생각되기도 한다.
일어나자마자 세수하고, 화장대에 앉는다. 스킨, 아이크림… 단장 수준의 화장을 하고 나면 “농사짓는 사람 같지 않게 피부가 좋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나는 또 그 말이 참 듣기 좋다. 그렇지 않으면 피부 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공들여 화장한다. 이런 행위가 내 얼굴과 정체성에 두껍게 가면을 씌우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 가면』은 위의 행위와는 좀 다를 수 있다. 내 마음속에 위축된 어떤 것들을 숨기고 아닌 척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수치심, 취약성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타인과 세상을 향해 용기 있게 다가설 수 있고, 진실한 연결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프롤로그 「나를 보여주는 용기는 인생을 어떻게 변화 시키는가」에서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든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p15)
chapter 1. 헤어날 수 없는 결핍감의 근원
chapter 2. 취약성에 대하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
chapter 3. 수치심을 다루는 법
chapter 4. 마음의 갑옷 벗어 던지기
chapter 5. 현실과 이상의 간극 의심하기
chapter 6. 대담하게 뛰어드는 리더가 되려면
chapter 7. 내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되길 바라는가
에필로그 「진짜 나를 보여줄 용기」에서
“대담하게 뛰어들기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용기를 낸다는 것이다. 부족한 느낌과 수치심이 우리를 지배하고 두려움이 제2의 본성이 돼버린 세상에서 취약해진다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당연히 불편하기도 하고, 약간의 위험도 따른다.”(p324)
이 문장에서 남편을 떠올렸다. 33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보다 안정적인 쉼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부가 되겠다고 농사일에 뛰어든 사람. 몇천 번의 삽질로 손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허리와 무릎이 아프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는 농부로서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해한다. 초보 농부, 많은 나이, 불확실한 미래 등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꿈을 위해 세상에 대담하게 뛰어든 그다.
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에 망설여지는 여러 가지 취약성을 핑계로 한 발 물러나 있던 일들은 없었을까 생각해 본다.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갔다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스스로 좌절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작가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좋았다. ‘두려움, 놓아버리기, 용감해지고 싶은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작가에게 설득당하는 긴 시간이 따뜻한 다독임과 치유를 받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