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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Jun 21. 2024

프로이트 영어로 읽기 시작

우선 시작해 보겠습니다.

First page of the manuscript of An Outline of Psychoanalysis

프로이트  선생님 논문을 시드니에서 읽는다고 말하면 영어로 읽냐고 종종 묻는 분들도 있기에 그 기대에 부응하기도 할 겸 중도 포기했던 영문  텍스트 번역을 시작해 봅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드림헌터 버전 한국어 번역을 만드는 일입니다. 


James Strachey 박사님이 영어로 번역하신 일명 스트레이치 번역본은 프로이트 선생님께서도 생전에 보시고 인정한 영문판이라고 하여 거의 경전처럼 일획 일자 수정도 없이 이어져 왔지만 백 년도 더 지난 지금, 현대 영어로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 마크 솜솜 교수님이 야심 차게 R.S.E을 발간하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영문으로 프로이트 선생님을 읽고 나름 번역하기를 2024년에 다시 시작하는데요. 그중에 맘에 드는 문장은 현장에서 바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외워보려 합니다. 


대화 중에 셰익스피어가 줄줄 나오는 조선 사람 앞에서는 꼼짝도 못 했다는 서양인들 모습을 떠올리며 입만 열면 기똥찬 프로이트 선생님 명언이 흘러나오는 섹시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이렇게 변한다면, 마늘 냄새나는 영어 한다고 날 무시했던 호주 부동산 업자 놈들 표정도 궁금해지네요.


프로이트 선생님 저작이 워낙에 방대하기에 읽는 순서를 가지고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데요. 선생님도 연구를 거듭하면서 글을 쓰셨기에 뒤로 갈수록 논문에 완성도나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결론도 확고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시간 순서를 거꾸로 읽어 나가는 것을 추천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옆에 요약한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렇거나 저렇거나 1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입니다. 물론 저 같은 일반 독자가 1독을 했다고 뭘 알게 된다는 보장따위 전혀 없고요.


어려서 누가 말해준 무협지 내용 중에 필살기를 정리해 놓은 기법을 반대로 숙지하면 내공이 두배로 올라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문득 그 이야기도 생각이 나서 저도 이번에는 8천 페이지 마지막 논문부터 읽어 올라가 볼 생각입니다.


읽으면서 어떻게 정리를 하고, 세미나 준비는 어찌하며, 아카이브는 어떤 형태로 해야 보기 좋을까 밤새 고민하고 눈 뜨자마자 실행에 옮깁니다. 대학원 공부는 쉬기로 했으니 7월부터는 새롭게 공부할 목표를 이렇게 만들어 봅니다.


처음 말씀 드린 것처럼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고 달달 외우고 다니면서 어린아이들이 TV에서 본 것을 흉내 내듯이 저도 R.S.E. 에 나온 글귀를 생활에서도 쓰려고 합니다. 



공부 과정은 이렇습니다. 우선 그날그날 읽을 부분을 정하고 그것을 워드에 정리하여 모르는 단어를 찾아냅니다. 이렇게 풀어놓고는  거친 해석을 해봅니다. 그리고 AI를 시켜서 번역을 뽑고 그것을 제 해석이랑 비교하면서 차이점을 비교해 다듬어 만족하면 빨간 결론 마무리합니다. 이중에 인상 깊은 것이나 일상 대화에서 써먹을 만한 것을 다시 추려내서


그 문장을 달달 외웁니다.


선생님 못지않은 악필..

제가 해석한 것이 과연 얼마나 프로이트 선생님이 원래 뜻한 것이랑 맞을지 한국어 번역본이랑은 어떻게 다를지 비교 연구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저는 그 일은 하지 않습니다.


제가 정신분석 연구가도 아니며 무엇보다 그 차이가 별로 궁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트 선생님 글을 제 나름 이해했다는 것이 여기선 중요하며 무엇보다 선생님 글들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팝송이 무슨 뜻인지 몰라도 우리는 그 노래에 충분히 깊게 취할 수 있는 것처럼 백 년 전 오스트리아語에서 영어로 바뀐 프로이트 선생님 글은 저에게는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그 안에 있는 깊은 뜻을 저는 정신분석이 아닌 노래 선율로 음미하는 듯합니다. 암기를 위해 대략 문장 구조만 익히고는, 뭔 소리인지도 모르고 그냥 외우는 것입니다. 툭치면 자동으로 툭 나오게 말이죠.




프로이트 영어로 읽기 세미나에 지원자가 많지 않지만 기다리면서 계속 저는 제가 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시드니에서



소극장 무대 같지만 파스타 집입니다. 조명이 마치 연극이 곧 시작할 듯한 분위기입니다.



추신 1:

이메일로 연락하는 것이 너무 딱딱하다는 분들을 위해서 개인 오픈톡을 만들었습니다. 아래로 오셔도 되고 "드림헌터" 검색하시면 바로 보이실 거예요.


https://open.kakao.com/o/sw7oEvyg


추신 2:

Mark Solms 교수님 한글 이름으로 "마크 솜솜" 밀고 있습니다. 솜즈가 복수이니 솜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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