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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Sep 29. 2023

브런치 북 출간 응모 준비 중

브런치 vs 정신분석

제11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 응모하려 준비 중입니다. 10월 말 전에 책을 한 권 더 발행 다섯 권으로 할까 하다가 지금까지 발행한 것들도 다 파기하고 새롭게 네 권으로 압축/ 재정렬하기로 했습니다.

<날 사랑한> 시리즈랑 <고양이> <브런치> <서평/영화평> 등을 특성에 맞게 모아 새로 편찬하려 합니다.

이미 발행한 책을 지워버리면 애써 하트 주신 분들 노고가 무색해지기에 심사 숙고 했지만 마구잡이식으로 그날그날 감수성에 치우쳐 글을 쓰다 보니, 전체 흐름은 이렇게 나중에 잡히면서 책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최대한 라이킷 눌러주신 독자님들 작가님들 흔적을 가지고 가려 머리 굴리지만, 발행 후 목차를 바꾸는 일이 불가능하기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다 지우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워야 할 내 브런치 책들


다시 책으로 만들기 전에 이미 발행한 책들, 글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더 큰 그림에서 이해할 수 있고, 지우기 전에 자료를 보관 비교해야 실책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맘만 급해서 마구 쓰고 발행했던 시간을 반성도하고요. <날 사랑한> 시리즈가 이렇게 길어질 것을 예상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습니다.


새로운 책


그래서 <날 사랑한> 시리즈는 <Love Illusion 사랑착각>이라는 새책에 모으기로 하고요. 나머지 책들은 제목이나 Cover 사진은 지난번처럼 유지하면서 내용에 맞게 아래처럼 목차 수정만 생각 중입니다.

11회 브런치 출간 응모 책 구성표


글을 쓰고 다듬는 일이야 유학생 때부터 20년 넘게 해 오던 취미이자 특기인데요.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브런치를 통해서 처음 해보기에 무척 신선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글을 쓰는 감성이랑 또 다르게 책 제목이랑 커버를 지정하는 것은 정말로 제 글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일 같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브런치 글을 쓰는 것은 제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줍니다. 나쁜 버릇이나 이상한 상상도 많이 줄고 오직 브런치 글을 다듬고 책으로 발행하는 것에 온 정성이랑 제 마음을 보내니 무의식이 조금씩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물론 정작 고치고 싶은 조급증이나 섬세하지 못한 편견 따위는 여전하지요.


아난케 정신분석실, 2023, 동탄

정신분석을 받으면 분석가는 환자(내담자)에게 자유연상을 시킨다고 합니다. 최면치료랑은 다르게 암시나 강압 없이 자유롭게 환자가 이야기하면서 자기 안에 있는 갈등, 증상을 발생시킨 어린 시절 기원을 스스로 찾아 이야기하면서 그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고 결국 현재 증상이나 갈등을 해소시키는 일이 정신분석이라고 합니다. 저도 책에서만 접한 것이라 이 이상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호주에는 아직 우리말을 쓰는 정신분석가가 없기에, 호주 분석가 앞에 눕고 싶지 않은 저로서는, 언제 정신분석을 받을 수 있을까 꿈속에서 그리기만 합니다.  


하지만 브런치에 쓰는 제 솔직한 글들 상상들은 저 스스로를 환자(내담자) 자리에 두게 하며, 제 글을 보시는 작가님들 독자님들은 분석가 위치에 설정합니다. 물론 대부분 분석가 입장에서 제 글을 읽지는 않으시겠지만 저는 글을 쓰면서 그런 상상이 됩니다.


정신분석에서도 분석가는 환자 자유연상에 크게 개입하거나 강요/강제를 하지 않는다니 조용히 라이킷 누르시며 내 글을 지긋하게 읽어주신다는 그 감사한 표현은 더욱 정신분석실 느낌을 생생하게 모방합니다. 그러다 간혹 주시는 댓글에서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면 마치 분석 중에 깨닫는 <통찰> 같은 무한한 기쁨을 느낍니다. 나 스스로 볼 수 없던 내 무의식을 작가님들을 통해 비추어 보게 되는 경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글들을 열 번, 스무 번 제가 읽습니다. 단순 교정 목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제가 분석가 입장이 되어서 나 아닌 다른 내담자가 쓴 글을 읽는 기분으로 빙의하여 이 사람이 어떤 심경으로 이런 연상을 나누게 되었을까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그럼 신기하게도, 제가 쓴 글임에도, 지금껏 몰랐던 놀라운 무의식 흔적을 아주 가끔 마주하게 됩니다.


정신분석은 홀로 할 수 없는 과정이고, 인간은 절대로 자기 무의식을 자기 스스로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분석을 공부하는 길에서 브런치를 만나게 되어서 하는 이런 과정들이 조금이라도 정신분석 과정을 흉내 내는 듯하여 저에게 작은 만족이랑 사소한 기쁨을 줍니다.


브런치를 쓰는 연습이 언젠가 정신분석을 받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확신은 듭니다. 제 스스로 좋은 내담자가 되기 위한 훈련이며 훌륭한 분석가를 찾는 연습입니다. 그때가 되면 제 안에 있는 조급증이랑 섬세하지 못한 무식한 편견은 많이 해소가 될 거라 기대해 보고요.




10월 마지막 주가 출간 응모 Due입니다. 그전까지 지금 읽는 책들 마저 읽고 그러다 얻은 생각들, 깨닫는 것들을 요약 정리하거나 아니면 제 개인 서사 따위를 넣어서 박진감 넘치고 야한 글로 만들어 우리 작가님들 & 독자님들께 부끄럽지만 올려 보겠습니다. 그때도 꼭 읽어 주시고 많은 라이킷 & 댓글 기대합니다.



여름이 온 시드니에서

모두들 사랑하며

이만 총총




다시 처음부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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