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중 입다. 지난 글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발행한 책들을 싹 다 지우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제 브런치 책에 찍힌 <라이킷>입니다. 제 책이랑 같이 지워야 했기에 너무 죄송했거든요.
주말 내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라이킷>들에게 의미를 주어서 내 다음 글에서 쓰일 수 있을까? 그래서 <라이킷> 주신 분들을 따로 정리하고 그 안에 있는 의미까지 이렇게 계산해서 글로 남겨보려 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강경작가님께서 글을 쓰는 와중에 구독해 주셔서 죄송하지만 통계에 넣지 못했습니다).
브런치는 글을 쓰는 기능 이외에 책을 만드는 기능이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각자 글은 각자 제목에 맞게 충실히 완성도만 생각하며 써 내려가면 되지만 책은 열 편의상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글을 모아서 다시 제목을 주고 표지까지 넣어야 합니다. 그러니 개별 글에 주는 <라이킷>이랑 책에 주시는 <라이킷>은 살짝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숫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단위가 함께하면 그 숫자는 사연을 가지게 되고 이런 단위가 더해진 숫자를 다른 숫자나 단위 따위로 치고받게 하여 뽑은 수치는 서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우기 전 발행된 책들이 받은 <라이킷> 개수를 모은 표가 아래입니다. 샘플 크기가 25가 넘어서 어느 정도 모집단 성격을 반영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발행한 네 권을 기준으로 한 권당 좋아하신 분들은 대략 6.75명입니다. 그리고 각 권은 11.5개 라이킷을 받았네요. 여기 까지는 그냥 산술 평균이고 의미는 그대로입니다.
먼저 간단한 것부터 (3번) 보면 오늘 기준 제 구독가 135분 중에서 제 책을 좋아하는 분은 20명으로 (구독하지 않는 일곱 분은 단위를 맞추기 위해 선별했습니다) 15% 수준으로 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제 책을 좋아합니다. 즉 제가 책으로 만드는 실력은 100점 만점에 15점이니, 글 쓰는 실력에 비해 낮습니다. 저는 책 편집보다는 글만 써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27명 샘플 집단 중에 절 구독하시는 분은 74%인데요. 즉 높은 확률로 제 책을 좋아하시는 분은 제 글 전반에 흐르는 감수성을 좋아하시네요. 확실히 제 [글 수준]이 [책 편집 수준]보다는 높네요. 간단하죠.
이제부턴 조금 복잡해집니다. 글 당 받은 <라이킷> 개수 [11.5] 랑 글 당 <라이킷>을 눌러주신 작가님 & 독자님들 [6.75] 평균을 가지고 봅니다. 이 두 평균은 일치하기 쉽지 않습니다. 단순한 산술 평균이라지만 안에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죠.
먼저, 11.5개 <라이킷>을 권당 받았는데요. 이 평균치를 권당 좋아하는 6.75명으로 나눠보겠습니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즉 분자가 커질수록, 작가에 대한 친밀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분자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보겠습니다.
샘플 집단 27명이 모든 책을 라이킷 한 경우입니다. 그럼 수치가 400% 나오네요. 전체주의 국가에서 수령이 쓴 글이거나 27명이 모두 나랑 실시간으로 연락해야 하고 얼굴 보는 부모 형제 친구인 경우에나 가능할 확률이네요. 이 실험에서 중요한 숫자는 최대 값인 400%입니다.
즉 이 숫자가 높을수록 저랑 개인 친분이 있거나, 제 글을 통해서 저라는 사람까지 좋아진 상황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받은 수는 170%인데요. 이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고요. 최대치인 400에 기대어 보겠습니다. 43%가 나오는데요 (i.e. 170/400=43%). 다시 말하면, 제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그 글을 쓴 저라는 인간까지 좋게 볼 확률이 43%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네요.
다음으로 위 공식에 쓰인 분모 분자 반대로 나눠 보겠습니다. 이것은 제 책이 지니는 독자성 내지 각 글이 서로 얼마나 다른가 판단할 수치로 보입니다. 역시 이해를 돕기 위해 극한으로 예를 설정해 봅니다. 27명 모든 작가님들이 제 글을 한 권 씩만 <라이킷>하신 경우 정말로 100% 독립성이 나오는지 보겠습니다.
100% 나옵니다. 실제 수치는 59%이니 제 책들이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고유한 책이라고 보는 시선이 60%가량입니다. 40%는 제 책 내용이나 스타일이 비슷하니 라이킷을 중복해서 주신 것이고요.
제 책들 구성이 각자 독특하다는 지표로, 60점 받았습니다.
대략 이렇게 해서 <라이킷> 주신 것을 최대한 의미를 부여해 보고 앞으로 글에 반영하려 합니다. 이런 계산법이 과연 제 해석처럼 의미가 있을지는 계속 브런치를 쓰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라이킷> 주신 분들 마지막으로 다시 감사드리고요. 그 노고가 전혀 헛되지 않음을 보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