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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뛰어난 사람만 모으면 성과 향상은 가능할까?

by 최환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업무 능력이 뛰어난 상사나 동료 그리고 후배와 일하기를 바란다. 회사와 같은 직장만이 아니라 야구나 축구와 같은 경기단체의 감독도 인재에 대한 욕심은 늘 있다. 프로 구단의 경우 감독이 새로 선임되면 감독의 취임 선물로 우수한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큰돈을 쓰기도 한다.


상사가 업무 능력이 뛰어난 부서원을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업무 능력이 탁월한 부서원과 일하는 상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더라도 척척 알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부하를 보면서 ‘내가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했기에 이런 복을 받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다른 부서장들은 이 상사를 질투하면서 자기 부서원들을 달달 볶는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다. 하지만 우수한 직원들만 구성된 조직이 언제나 기대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2003년 미국 프로농구 NBA의 뉴욕 닉스에 부임한 토마스 감독은 왕년의 농구 스타로 당시 세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닉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법을 찾았다. 토마스 감독은 포지션별 득점력이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하면 당연히 승리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했고, 이를 위해 구단에서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NBA에서 최강의 득점 평균을 가진 팀으로 만들었다. 뉴욕 닉스는 이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달리 4 시즌 내리 패전율이 66%에 이를 정도로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로 구성된 팀이 이토록 고전하게 된 이유는 선수 개개인이 다른 선수가 득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보다는 자신의 득점을 올리기에 혈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팀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구단, 감독 그리고 선수 모두가 ‘협업’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뉴욕 닉스가 포지션별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고도 다른 팀에게 진 이유는 명확하다. 모든 선수가 다른 선수를 돕는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즉, 동료가 슛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크더라도 패스보다는 자신이 마무리하려고 욕심을 내었고, 이런 욕심은 선수들 사이에 불신의 싹을 틔워 실패할 가능성만 키우는 것이다.


협업의 중요성을 모르는 부서원들로만 구성된 부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서원 사이의 경쟁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부서원은 개인 성과에 집중하게 되면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둘째, 의사 결정의 지연이다. 업무 지식이 뛰어난 부서원은 동료의 의견을 수용하기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어 의견충돌이 생기면서 의사 결정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셋째, 갈등 발생이다. 각자의 주장이 강하고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부서원 전체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업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부서원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부서장이 원하는 수준의 업무성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우수한 부서를 만들고 싶은 부서장은 먼저 ‘업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뉴욕 닉스를 이긴 팀들은 포지션별로 뉴욕 닉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로 구성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뉴욕 닉스를 이겼다. 승리의 요인을 몇 가지 들자면 명확한 목표 설정과 역할 분담, 효과적인 의사소통 그리고 동료에 대한 신뢰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팀원들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긍정적인 조직문화가 더해져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명장 밑에 졸장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일본 해군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이순신이라는 명장이 계셨던 덕분이고,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들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히딩크라는 명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는 부서장이 중심이 되어 부서원의 업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우수한 인력으로 양성하고, 부서원의 업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부서장이 이런 노력을 하면 할수록 부서원에게는 능력을 향상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업무 능력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서의 성과는 다양한 요인들이 시너지를 낼 때 만들어질 수 있다. 리더는 모든 조직원 개인의 능력을 파악하고 조직원이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부서원 또한 자신의 역량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태에서 조직원 모두가 자신을 버리고 조직을 위해 협업할 때 조직의 성과는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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