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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와의 관계가 나쁠 때 하는 부하의 선택은?

by 최환규

공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바닥을 찍고 다시 튀어 오른다. 바닥이 딱딱하거나 공이 떨어지는 높이가 높을수록 공이 다시 튀어 오르는 높이도 높아진다. 이것을 반발력이라고 한다. 반발력은 물체 사이에서만 작용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작용할 수 있다.


상사 중에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부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 야단을 칠 때 기준도 없고,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부하에게는 그냥 넘어가던 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하에게는 마치 회사를 팔아먹은 사람처럼 질책한다. 상사로부터 과도한 질책을 받은 부하도 속에서는 분노가 일지만 참고 견디는 것이다.


하지만 부하는 상사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게 된다. 상사의 질책이 강할수록 후배의 복수심도 강해진다. 현실적으로 상사에게 노골적이고 적극적으로 반항하기란 쉽지 않다. 상사가 인사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하는 노골적인 반항 대신 소극적이고 은밀한 방법을 동원해 상사에게 타격을 주려고 시도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방법이 ‘침묵’ 혹은 ‘지식 은폐’이다.

침묵은 말 그대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정보, 자기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알아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심리는 상사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상사에게 조금이나마 해를 끼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자신의 승진보다는 상사의 몰락을 더 원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상사나 부하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소극적인 보복의 또 다른 형태는 지식 은폐이다. 고객이나 다른 루트를 통해 회사나 부서에 도움이 될 만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었더라도 이것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상사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동료가 자신에게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선택 또한 침묵과 마찬가지로 회사나 상사 그리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다.


이런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는 방법은 상사의 공정한 태도이다. 모든 구성원은 회사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이들이 제 몫을 해줘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원인 천 명인 회사에서 한 사람의 비중은 천 분의 일이지만, 100명인 회사라면 백 분의 일의 비중을 차지한다. 조직원의 수가 적은 조직일수록 조직원 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부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모든 조직원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상사의 역할이고, 이것이 리더십의 기본이 된다. 만약 상사가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이나 감정 해소를 위해 조직원을 차별하거나 부당하게 대한다면 그 사람은 리더의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된다.


세종대왕 리더십이나 이순신 장군 리더십과 같이 리더십 책을 읽은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제대로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얘기를 하면 자신에게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같은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람일수록 조직원을 공평하게 대하지 않고 차별할 가능성이 있다.


리더는 조직원을 객관적인 역량으로 바라봐야 한다. 만약 리더가 편한 일부 사람하고만 일한다면 그 조직은 다른 부서원의 능력 발휘 기회를 빼앗은 것이기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리더는 개인적으로는 조직원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자신의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직원을 대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조직원 모두가 제 몫을 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관심을 주면서 격려한다면 충분히 보람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속담처럼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 이 속담처럼 행동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긍정적인 의도나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계속 노력하면 분명히 보이지 않았던 장점들이나 역량이 보일 것이다.


리더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원의 불만스러운 행태에 인내할 에너지기 필요하다. 리더의 에너지가 많을수록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조직원을 보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자신을 격려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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