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나는 오늘 물구나무를 꼭 성공할꺼야

완벽이 아닌 완성을 향하여

by 바유


금요일 아침마다 불타오르네

물구나무 서기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야



아침부터 결기에 가득찬 마음으로 요가복을 입고 요가매트를 벽에 바짝 붙여 깔았다. 벽에 대고서라도 물구나무 서기 연습을 해보자. 그럼 이따가 요가 수업 시간에 물구나무 서기 좀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생각에 요가 바지를 갈비뼈까지 끌어 올리고 이른 아침부터 시동을 걸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물구나무 서기 수업을 하는데 오늘이 3번째 시도해 보는 주간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물구나무 서기 만큼은 내 인생에서 꼭 해내고 싶은 버킷리스트들 중 하나가 되었다. 비싼 핸드백, 명품 옷, 멋진 스타일링 .이런 것들은 돈이 있으면 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물구나무 서기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기에 더욱 간절히 꼭 해내고 싶은 성취욕을 불러일으키는 분야 중에 하나였다. 아침에 벽에 대고 물구나무를 연습한다. 하나, 두울, 세엣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세며 벽에서 발을 떼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카운트 해본다. 3초만이라도 벽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내 몸으로만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다라는 것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꿈틀꿈틀 솟아올랐다. 3초의 힘. 그래, 이 느낌을 잊지 말자! 나는 3초를 버틴 사람이야. 잠깐의 아침 연습 덕분에 금요일 요가원에 가는 내 발걸음이 자신감이 가득했다. "나는 오늘 기필코 물구나무 서기 성공할꺼야!" 아랫입술을 앙 다물고 요가원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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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다

넘어졌다라는 건 시도 해봤다라는 뜻이야



작은 요가 매트 위에서 50분가량 땀을 뻘뻘 흘리고 나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시간이 돌아왔다. 내가 일주일 내내 기다린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바로 그 시간인 것이다. 이 시간을 위하여 나는 얼마나 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가? 푸르른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물구나무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요기들의 사진을 늘 동경하며 바라왔다. 이젠 내가 그 사진 속의 주인공이 될 차례다. 나라고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엉덩이를 하늘로 한껏 치켜 세우고 한 발 한 발 내 몸 쪽으로 가깝게 두 다리를 가져다 붙인다. 그리고 무릎을 배와 가깝게 접고 코어에 중심이 잡혔을 때 그때 두 다리를 들어 올리면 된다.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선생님이 한 사람 한 사람 잡아 주지 않을 테니 각자 혼자의 힘으로 도전해 보라고 하셨다. 나는 아침에 집에서 미리 연습한 것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가지고 사뿐히 내 몸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내 몸은 잠시 중심을 잡는 듯 하더니 갑자기 우당탕탕 요란한 굉음을 내며 요가원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져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며 여기 저기서 "아~!" 하는 탄식이 내 귓가에까지 들려왔다. 나는 요가원 바닥에 비틀 비틀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이 슬로우 비디오로 지나갔다. 부끄러움 때문이였는지 등짝이 아픈지도 못느꼈다. 시간이 멈춘듯 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요가 매트에 정수리를 대려는 순간 선생님이 다가왔다.












넘어지는 연습도 필요해

자꾸 넘어져 봐야 나중에 안넘어진다


선생님은 다시 시도해 보려는 내 다리를 잡아주시며 "넘어지는 연습도 필요해요 자꾸 넘어져봐야 나중에 안넘어지게 되어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 넘어졌다라는 건 내가 시도해 봤다라는 뜻이야. 자꾸 넘어지고 고꾸라지다 보면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 법을 내 몸이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오늘 내가 거꾸로 고꾸라진 내 모습이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다. 나는 과감히 도전을 했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는 경험도 해봤다.라는 것. 이것이 오늘 나에게 가장 큰 소득이였다 . 왜냐하면 넘어질까 무서워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할까 두려워서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는 그런 선택을 나는 많이 해왔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많은 후회가 드는 부분들이다. 그때 좀 더 과감히 도전해 볼껄, 실패하고 부딪히더라도 그냥 겁없이 도전해 볼껄 하고 아쉬운 생각이 드는 내 인생의 챕터들이 아직 나의 뇌리속에 많이 남아있다. 이제는 그런 후회의 순간들을 더는 만들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내 몸으로 해보는 이 작은 도전이라도 내가 성취해 낼 수 없다면 인생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해 낼 수 있을까? 어떤 파도가 불어 닥쳐도 멋지게 균형을 잘 잡는 서퍼처럼 나도 내 인생의 균형을 잘 잡으며 살아가고 싶다. 다시 끼워보는 그 첫 단추가 바로 "물구나무 서기" 이다. 이걸 내가 해 낼 수만 있다면 나는 정말 자신감이라는 거대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많이 넘어져 보기로 결심했다. 넘어져서 우당탕탕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로 했다. 요가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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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아닌 완성을 향하여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되는거야



단번에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마음은 화가 되어 나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에너지로 돌아오게 된다. 뭐든 열심히 잘 해보려는 마음과 의욕은 좋지만 건강하지 않는 완벽주의는 오히려 사람을 지나치게 긴장하게 만든다. 지나친 긴장감은 몸을 더욱 뻣뻣하게 하고 꾸준히 그것을 해나가기 어렵게 만든다. 조금은 느슨한 완벽주의가 좋다. 어쩌면 '완벽' 이라는 단어보다 '완성' 이라는 단어가 요가에서는 더 어울린다. 완벽한 포즈, 완벽한 호흡이 어디에 있을까? 그저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완성"을 향하여 수련할 뿐이다.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걸로 된거다. 지금 당장 교본에 나오는 어려운 포즈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한결같이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는 힘. 그 힘 하나면 된다. 그 다음에 모든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고 우주가 도와줄 것임을 믿는다. 그저 그 과정속에서 내 몸과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다독이고 듬뿍 사랑해 주는 일을 놓치지 않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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