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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을 처음 시작한다면

마들렌부터 만들어 보세요

by 바유
마들렌은 왜 조개모양인거지?


마들렌은 케이크 같은 폭신한 식감과 촉촉함을 가진 과자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에 마들렌이 촉촉하게 녹아들면서

온몸으로 행복감이 가득 차오른다.

이게 바로 마들렌이 주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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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의 상징이 되어 버린 이 조개 모양의 틀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과거의 마들렌은 구울 수 있는 마땅한 틀이 없어서

조개껍데기에 반죽을 넣어 구웠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조개 모양의 빵이라니 의아한 조합이지만 워낙 오래된 역사가 있는 디저트인 만큼

마들렌 하면 조개모양, 조개모양 하면 마들렌.이라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재료는 좋은 것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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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항생제 계란을 사용하고

마들렌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최고급으로 해보았다.

버터도, 설탕도, 소금도, 우유도,

아무거나 쓰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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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설탕


이 앵무새 설탕은 프랑스 것인데

가격대가 착하진 않다.

간편하게 사 먹는 빵이 아닌

내 가족과 내 입으로 들어가는 빵인 만큼

좋은 재료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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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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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솔직히 재료비는 많이 든다



하지만 정말 해볼 만한 취미다.

기대 이상의 큰 행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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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드에 버터를 살짝 발라주고

레시피 대로 만들어 놓은 반죽을 부어주면 되는데

실리콘 몰드에 비누를 재미있게 만들어봤던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베이킹 취미를 갖게 된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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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순서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묘하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빵을 굽는 시간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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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진 오븐에 마들렌을 넣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다.

멍하니 지켜보고 있으니 마치 불멍을 할 때처럼 마음이 평온해진다.

베이킹을 하면 마음이 행복해진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끄덕여진다.





실패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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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은 배꼽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지만

내 눈엔 한없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모양은 살짝 이상해졌지만

맛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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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다시 도전한 마들렌은

원했던 대로 배꼽이 예쁘게 봉긋 솟아올라왔다.

똑같은 비율과 배합으로 했는데도

반죽의 걸쭉함의 강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을

직접 시행착오를 해보면서 감을 익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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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마들렌을 계속 만들다가

자신감이 붙어

로터스 마들렌을 응용해서 시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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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된 로터스 과자 가루를 마들렌 반죽에 함께 섞고,

로터스 과자를 러프하게 잘라 무심히 올려 주었는데

마치 카페에서 판매하는 디저트처럼 예쁘게 잘 나왔다.

이게 뭐라고

이다지도 성취감이 큰 것인지 놀라웠다.

나 자신이 굉장히 큰 일을 해낸 듯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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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의 세계에도 정말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물욕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온다.

갖고 싶은 것들이 갑자기 많아지고

필요한 도구들이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베이킹은 정말 해볼 만한 취미임은 확실하다.


이미 빵 중독자라 빵을 끊고 살기는 어려우니

이왕에 나와 내 가족이 먹는 빵,

건강하고 좋은 식재료로 깨끗하게 잘 만들어서 먹자고 다짐한다.


요리하는 것도 요즘 점점 재미와 흥미가 생겨 즐거운데

베이킹까지 함께 시작해 보면서

행복이 배가 된다.


배움에 늦은 나이란 없다.

해보고 싶은 건 그냥 하면 되는 것.


베이킹의 세계에 한 발을 내디딘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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