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씨 Writer C Sep 11. 2022

28살 청년이 공사현장에서 배운 인생의 법칙 10가지

2. 태도가 거의 모든 것이다(3)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 현장에는 '노가다꾼'보다는 '반장님'이나 '기술자'가 훨씬 많다. 이 분들 덕분에 공사가 어떻게든 마무리되는 것이다. 혹시나 본인이 전문가가 아님에도 공사를 진행하는 막막한 독자분들을 위해, 기술자와 노가다꾼을 구별하는 나만의 기준을 공유하려 한다. 전문가라면 그냥 이런 노력을 대견하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초보가 왕초보를 가르칠 수 있는 세상이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기술자와 노가다꾼 구별법

눈에 보이는 원인을 찾기 어려운데 현장이 자꾸 삐걱거리다면, 노가다꾼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작업지시사항을 들을 때마다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안 된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작업자들의 조언을 듣는 일이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시공방법이나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아닌 '협박'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본인이 중심을 잡고 잘 생각해보는 수밖에 없다. 정말로 기존 방향은 불가피한 문제를 내포하는지, 해결책이 있지만 작업자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작업자 본인의 편의를 위해 '곤조'를 부리는 것인지. 이것을 구별해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이유가 타당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후자일 확률이 높다. 노가다꾼의 또 다른 특징은 '안 본 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반인이 봐도 문제가 있는 시공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가장 복장이 터지는 순간이다. 이때, 최선의 해결책은 그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술자가 현장에 있다면 자연스레 알 수밖에 없다. 그분들과 함께하는 동안 내 마음이 아주 편해지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통해 나를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의도를 감춘 협박'이 아닌 기술자로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기존 방향의 문제점과 함께 '디자인 의도를 살리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함께 제시한다. 팍팍한 현장에서도 얼굴에 여유가 있으며, 어느새 그분들을 신뢰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지켜야 할 기본을 지켜주시는 분들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 경험상 노가다꾼은 현장에서 '안전모' 하나 씌우는 것도 힘들다. 마치 그들은 일터의 모든 일들이 귀찮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 태도의 차이는 굳이 공사현장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본 적 있지 않은가.


"쟤는 뭘 해도 성공하겠다"

"쟤는 묘하게 일을 안 하는 것 같네..?"


이 모든 것은 태도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어떤 일이라도 거기서 최대한 경험하고 배움을 발굴하려는 자세. 그리고, 받는 만큼만 일하려고 모든 것을 계산하는 자세.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좋고 나쁘다'의 가치판단이 아니다.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다만, 한쪽은 훗날 성공한 사람으로서 아르바이트 경험을 인생의 밑바탕으로 소개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쪽은 안타깝게도 그럴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태도는 'on off' 스위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받는 만큼만 일하는 사람은 돈을 더 주어도 그만큼만 더 일할 뿐이다. 근본적인 태도가 변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전자는 배우려는 열린 자세로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후자는 본인 일만 바라보는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그 기본 원리는 모두 비슷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재고 관리 방법, 투입비와 순수입의 비율 등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해야 하는 귀찮은 '선입선출'일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 '내 마음을 담은 집'에는 한 조적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그 불만은 스스로 불만스럽게 실토한 자신의 품삯에 이미 반영되어 있었다. 불만이 잉태하여 그 품삯을 낳았는지, 그 품삯의 결과물로 불만이 생겼는지 묻는다면 둘 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내 태도와 품삯은 '닭과 달걀'처럼 서로 돌아가며 영향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여기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품삯'이 아니라 '태도' 뿐이다. 정체되길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라도 바꾸면서 올라가야 한다. 이게 내 인생을 '선순환'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태도'를 바꿔서 '배움'을 높이면, 그것이 내 '품삯'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내 '태도'가 다시 한번 바뀔 것이고 이 순환의 고리는 긍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은 태도에 달려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경험과 배움을 바탕으로 나의 가치를 발현할 것인가. 아니면, 단계를 올라가지 못하고 영원히 일당에 맞춰 살아가는 삶에 정체될 것인가. 앞서 말했듯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처칠이 말했듯, 거대한 결과의 차이를 낳고 싶다면 지금 내가 살아가는 태도에 차이를 줘야 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28살 청년이 공사현장에서 배운 인생의 법칙 10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