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뒤편의 블루베리가 이제 조금씩 열매를 내기 시작한다. 총 6그루 중 2그루에서 먼저 조금씩 채취했다. 블루베리가 익기 시작하면 직박구리를 비롯해 새들이 알아채고 날아온다. 그때부턴 사람이 먹을 게 거의 없어진다. 그러지 않도록 방어해야 그나마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작년에 새 그물을 설치했었는데 애석하게도 직박구리 두 마리가 걸렸었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새를 사냥하는 바람에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올해는 그물을 설치하는 대신 페트병 바람개비를 만들어 몇 개 세웠다. 작은 자갈을 넣으니 바람이 불 때마다 소리가 난다. 바람이 없을 때는 새들도 와서 먹고 바람이 불면 놀라서 날아가겠지.
블루베리 중 한 그루는 잎의 수가 너무 적은 데 비해 열매는 너무 많이 맺혀 희한하게 생각했었다. 잎이 풍성해야 광합성도 잘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잎은 늘지 않고 열매도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며, 오히려 이미 맺힌 열매와 가지들이 계속 마르고 있다. 새순조차 더 이상 키워 내지 못하고 끝이 마를 정도니 나무가 이미 기진맥진해 있는 것 같다. 가지를 좀 잘라주어 뿌리가 여유를 갖고 쉬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봄에 꽃을 엄청나게 피웠을 때 열매를 많이 얻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었는데 이러다 나무가 지쳐 죽는 게 아닐까 싶다.
역시 뭐든지 자기 분수에 맞게 적당히 힘 조절하면서 하는 것이 건강하고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을 식물을 통해서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