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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 이진성 Jul 23. 2022


'좋아한다'의 모순

강하지만 평범한 게 좋아

앉은 자리에서 캔을 따고

두 호흡에 다 마셔버렸습니다.

붉은 바탕에 검은 글씨가 새겨진-

짧뚱한 형태를 지닌 그것,


이번엔 제로 코크 이야기 입니다.


사람마다 다를테지만

아는 맛 중에서도, 익숙한 맛 중에서도

유독 더 자주 찾게 되는 맛이 있는데

저에게는 그것이 제로 코크 입니다.


썩 만족스러운 맛입니다.

오리지널보다도 더 달면서

칼로리는 0에 수렴하고

이제는 전보다 더 깔끔해진 뒷맛은

코크 제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제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를 보는 것이,

검은 뚜껑 대신 붉은 뚜껑을 보는 것이,

흰 글씨로 125kcal이란 글씨를 보는 것이

무척 어색해졌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저에게 코크 제로 말고는

다른 것은 없었다는 양 구는 것처럼요.


아마도 코크 제로는 이렇게 단언할 수 있을겁니다.

"전 세계 청량음료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제로 칼로리 시장을 점령한"

그거야 판매량은 늘 많은 것을 무리 없이

증명해내는 법이니까요.


코크 제로는 오리지널의 대체제를

넘어섰다는 판단입니다.

코카콜라의 두 번째 페르소나라고 해도 될 정도,

저는 그렇게 평가합니다.


마치 토요타와 렉서스

쉐보레와 GMC

현대와 제네시스 처럼요.

당연하게도 제겐 제로 코크가 후자입니다.


강력한 탄산이 역겹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탄산 맛을 상쇄하는 적당한 단 맛과

초- 저칼로리, 그리고 코카콜라라는 브랜드까지.

배울 점이 많습니다.


늘 인간이 컨텐츠가 되고 제품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저로서는

잘 팔리는 제품을 보면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집니다.


2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는 거의 유일한 브랜드죠, 코카콜라가.


언젠가 시간이 지난다면 어느 때든

제게도 그런 헤리티지가 쌓이는 삶이라면 좋겠습니다.


강력한 곤조가 역겹게 느껴지지 않기 위해

적당한 단 맛만큼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청량감을 느끼기 위해 마신 음료가

청량감을 수직적으로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고민을 더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주말이 싫지 않은 것이

오히려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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