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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 이진성 Aug 02. 2022

낯섦이 주는 묘한 안정감

혹은 거리감

사람들에게 완전한 자신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모든 사람을 한 사람으로 합친다면

완전한 자신을 공개했을 겁니다.


사람은 때에 따라 자기를 감추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그렇게들

사는 모양이니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한 사람일 수 없을테니

저릉 낯선 영역 없이 아는 사람은

아마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가족조차도요.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경어를 사용함으로써

거리를 유지하고 안정감을 얻습니다.


부탁하지 않고 부탁받지 않으면서

거리를 유지하고 득을 보지도 해를 입지도 않으며

적당한 안정감을 얻습니다.


꽤 오랜 세월 그렇게 살다보니

간혹 성큼 다가오던 사람들도

이제는 없습니다. 아주 평안합니다.


더 간혹,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아주 조금 내어놓습니다.


몇 년을 알았든, 여전히 낯설은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안 사람은 더 이상 다가오지 않습니다.


언젠가 이런 방식의 삶을

돌이키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아주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탓에


오늘도 숨길 거리를 하나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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