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 이진성 Jul 23. 2022

선을 지켜

현재맞춤형 인간

아이폰을 좇아 갤럭시s가 출시되던 해.

그 해를 기점으로 사람들은 가로로 좁은 화면을

익숙하게 사용하기로 그렇게 약속했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티비는 가로로(물론 세로도 입니다만

그래도 역시 가로로 넓은 티비가 몰입감이 더 있죠.)

넓어지기 위해, 그러면서도 초-고화질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점이 재밌기는 합니다.


한편으론 가로가 좁고 세로가 길다는 것이

감정을 숨기기 아주 알맞은 형태라는 생각이 듭니다.

좌우로 눈을 굴린다는 표현이 있지만

위 아래는 응시한다는 표현이 있을 뿐

시선이 이동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에겐

'심리적 상태를 은닉할 수 있음'이라 보고 있습니다.


자신을 들키지 않는 것이 어쩌면 미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지금을 사는 인간에게

세로로 긴 화면이야말로 맞춤형이 아닐까요.


정작 글은 가로로 넓은 노트북으로 쓰고 있지만

읽는 이의 시선을 좌우로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가상의 선을 절반에 두고 넘어가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저 역시 현재맞춤형 인간이란 판단입니다.


어지간히 잘 짜인 문장이 아니라면

화면의 가로 폭을 다 채우는 글은

이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이란 평가를

종종 받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형태는 어쩌면 스스로의

능력 부족을 절감하고 인정해두는

일종의 장치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선을 지킨다는 거,

여러가지로 꼭 필요한 지시사항이란 생각입니다.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분모의 역할을 담당하는

짧지만 굵게 의미를 전달하는 의미입니다.


주말이란

늘 나른함이 활기를 찾아 바삐 돌아다니는

그런 날이라는 느낌입니다.


나른함과 활기가 서로 선을 잘 지킨다면

아무래도 기쁜 주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작가의 이전글 몸에 힘을 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