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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침 오늘 아침 Oct 09. 2023

나다움이 나를 통과하면

09. 비로소 나의 시간을 살게 된다.

그렇게 찾은 방법은 매일이 같아지는 것이었다. ⠀⠀⠀⠀⠀⠀⠀⠀⠀⠀⠀⠀⠀⠀⠀⠀



원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임을 깨닫고 나선 집착적으로 선택지를 줄여갔다. 늦은 회의하다가 필요에 따라서는 그 자리에서 다음 날 떠나는 출장 계획서 쓰고 다음날 다른 나라 공항인 것이 익숙 할 즈음 부터인데. 새벽 네 시에 퇴근해도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는 것을 당연한듯 여기고, 휴일이나 주말에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길이와 같은 종류의 일을 하고, 몇 시에 잠들던 다음 날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식으로 365일 중에 300일을 보낸다. 그러다 오늘처럼 약속이 생기면 어김없이 상대와 나 사이에서 적당한 미술관을 골라 로비에서 만나는 방식. 



그처럼 특별하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는 것이 주는 이로움이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하게 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만든다. 꾸준히 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에 다가갈 수 있는 절대적인 비법임을 깨닫고 나면 시간을 선택하듯 걸러내 쓰기 시작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든 작은 여유를 모으는데 요령도 생긴다. 그러고 나면 어떤 하루를 보낼지 막연히 바라기만 하던 시간을 써서 느긋하게 차를 내릴 수 있게 하고, 약속 장소를 어디로 할지 고민하던 시간을 써서 현재 전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찾고 읽을 수 있는 요령도 만든다. 



우리는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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