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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캄준 CCJ Apr 15. 2024

위기의 엔씨, 박병무는 천재일까 무식한 바지사장일까?

2018년으로 돌아간 엔씨소프트, 대규모 구조조정 진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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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쓰는 직장인 쿨캄준입니다.


필자의 글을 읽는 분이라면 엔씨소프트의 현재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상황이라면 새로 부임한 박병무 대표가 어떻게 고정비를 줄일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김택진이 왜 갑자기 박병무라는 사람을 등용했을까요?  창업자가 대표이사를 하다가 CEO 자리를 (일부) 내려놓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겠지만, 돈 주머니 들고 있는 김택진이 나름 거액을 주고 바지사장을 들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필자의 경험부터 이야기해 드리지요.  필자가 통역장교 전역하고 7급 공무원과 삼성전자 신입 공채에서 낙방하고 재수라는 선택을 하지 않고 집 근처에 엑스엘게임즈라는 회사에 쥐꼬리만 한 월급 받으며 다니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월급을 그렇게 조금 주니, 연 매출 300억 정도로도 직원 400~500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걸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필자가 입사했을 때에는 대략 450명 정도가 근무했습니다.  


필자가 엑스엘게임즈에 입사하기 전에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은 최OO와 장OO이라는 사람을 고용합니다.  최OO를 CSO로 그리고 장OO을 사업본부장으로 말이죠.  얼마 후 최OO는 CEO로 진급합니다.  장OO은 계약직 임원을 지속하고요.  그리고 최OO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합니다.  Take-Two에서 문명 온라인 개발비가 끊기니 매출 300억으로 450명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겠지요.  그래서 300명 이상을 내 보냅니다.  


이제 왜 송재경이 최OO를 고용했는지 알겠나요?  경영자로서 사람을 대거 내보내면서 그들의 생계를 어렵게 하는 결단을 하는 건 커리어 상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한 획이 될 수 있습니다.  레전드 개발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송재경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은 바지사장에게 맡기는 것이죠.  그리고 최OO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책임을 나름 장OO 사업본부장에게 떠넘기며 300명 이상 내보낼 때 장 본부장도 같이 해고합니다.  


경영을 잘하여 사업을 키워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실력 있는 대표이사이겠지요.  장 본부장을 내 보내면서 매출을 책임지는 사람이 돈을 못 벌어왔다고 책임 전가하는 최OO 대표의 작은 손은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떡하나요, 송재경 대신 최OO의 작은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상황이니까, 자신이 책임지고 나갈 수는 없으니 장OO 본부장을 희생양 삼은 거겠지요.  


위에서 시키니 사람은 내 보내야겠고, 자신은 나가기 싫고 하니 명분을 만들기 위해 체스판 위 말 하나를 쓴 겁니다.  최OO는 엑스엘게임즈에 입사하기 전에 이러한 수를 다 세어보고 들어왔을 겁니다.  작은 회사에서 일하면 이렇게 불안 불안합니다.  이 일이 모두 필자가 엑스엘게임즈에 입사하고 5개월 이내에 일어난 일입니다.  여러분 이래서 대감집에서 일하라고 하는 겁니다.  큰 회사는 직원을 엑스엘게임즈처럼 무식하게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죠.   

송재경: 야 Choi야 내 재산, 이러다 다 털리겠다. 니 일도 없잖아, 일로 와라.

최OO: 아니 그 많은 사람 내 보내면 내 바지사장 커리어는?  명분이 없다 아닙니까.

장OO: ?



그런데 게임업계에서는 대감집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는 과연 안전할까요?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총 직원 수는 4,816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연간급여 총액만 5,386억 원이었죠.  1인 당 평균 급여가 1억 원이 넘습니다.  엔씨소프트는 군대보다 더 심하게 회사에서 개인 심부름도 시키고 잡무를 시키기로 유명한 회사인 거 알고 있었나요?  그래도 평균근속연수가 6.5년인 거 보면 금융치료가 무섭긴 한가 봅니다.  그런데 최근 친구가 이야기하더군요.  친구가 아는 사람이 다니던 엔씨소프트를 최근 그만두고 이직했다고요.  


영화 빅쇼트 (The Big Short) 아시죠?  소규모의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는 Mark Baum은 금융상품 영업사원 Jared Vennett가 자신에게 영업한 멘트가 진짜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장조사를 나섭니다.  Vennett은 부동산 활황기에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돈을 버는 CDS (credit default swap)을 Baum에게 팔려고 했지요.  모두가 대출 땡겨서 집은 무조건 오르니 사야 한다고 할 때, CDS로 돈을 벌 수 있는지 Baum은 궁금했습니다.  군중심리에 이끌리지 않고 Vennett이 하는 말이 진짜일 가능성을 알고자 했던 것이죠.  Baum은 거리 나가 사람들이 각각 집을 몇 채씩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했고, 술집 스트리퍼도 대출을 자유롭게 받아, 집이 2~3채 있는 걸 파악하고는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가득하다는 걸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Baum은 부하직원에게 전화하면서 거품이 있으니 CDS를 사라고 지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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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필자의 과거 엔씨소프트 글을 읽지 않은 분들이라면 Baum처럼 생각하기보다는 그래도 대감집에서 일하고 싶어 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리니지는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의 주된 매출처인 리니지 IP에 돈을 내는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벌어서 썼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벌써 3년 전부터 별 볼 일 없는 유저들이 모든 구멍에서 대출 땡겨서 리니지를 플레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Baum처럼 무릎을 탁 치며 거품이라고 외쳤을 겁니다.  아래 "만만"이라는 유튜버는 리니지 때문에 대출하여 파산하거나 굉장히 어려운 인생을 살고 있는 유저들을 다루는 컨테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렸네요.  능력이 안 되는데 리니지를 하기 위해 집안 말아먹으면서 게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위 영상이 대략 3년 전에 업로드되었네요.  3년 전인 2021년은 미국이 코로나의 여파로 기준금리를 0.25%까지 낮춘 시기였습니다.  참고로 코로나는 2020년 3월에 터졌습니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 걸린다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미국에서 돈 풀었던 시절에는 한국에도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출이자가 낮으니, 즉 돈이 저렴하니, 너도나도 빌려서 이것저것 사던 시기였다는 말입니다.  이것저것 구매하던 것 중에 리니지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가시고, 시간이 흐른 요즘,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에서 5.5%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딱 2개 정도입니다.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금리를 낮춰 고용을 잡았지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기에, 금리를 올려야만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미국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올리니 엔씨소프트의 매출이 하락했습니다.  매출이 딱 코로나 터지기 전 2018~2019년도 수준으로 돌아왔네요.  김택진이 박병무에게 주었다고 생각되는 미션!  바로 고정비용 절감일 겁니다.  고정비용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출처: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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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와 같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에 대표적인 고정비는 바로 인건비입니다.  공장을 만들고 공장을 운영하는 몇몇 사람만 고용하면 되는 굴뚝 산업이 아닌, 모두 사람이 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산업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미국 기준금리가 낮았던 2020~2022년 반짝 매출을 올린 뒤, 2023년에는 다시 2018년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직원의 수는 무려 1,500명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급여에 쓰는 돈은 무려 2,300억 원이나 더 늘었습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급여는 거의 2배나 증가했습니다.  


개발자가 늘었으면 그만큼 게임이 더 많이 출시되어야 하지만, 쓰론엔리버티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근에 뭔가 나온 게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출시해도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쓰론엔리버티의 사례로 우리는 잘 보았습니다.  그러나 고정비용인 직원은 1,500명 넘게 늘었고, 한국의 린저씨들의 신용은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어 추가 대출 어렵습니다.  10년 이상 전부터 글로벌 글로벌 외치던 엔씨소프트는 아직 해외에서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외로 녹록지 않은 엔씨소프트의 상황입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대표이사는 신문 기사에서 소위 천재라고 표현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입학 및 수석졸업을 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과연 박 대표는 최OO 대표처럼 무식하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면서 구멍가게나 대감집이나 같음을 보여줄지 아니면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천재임을 입증할지 앞으로의 발차취가 궁금해지는 그런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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