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 여중 2학년 6반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처음 느꼈던 때는 중학교 2학년이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그때 그 설레었던 마음을 난 잊을 수가 없다. 같은 반이었고 그 해는 학창 시절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해로 기억된다.
나는 키가 작은 편에 속해 반에서 주로 두 번째 줄에 앉았다. 미희와 미옥이도 큰 편은 아니어서 내 주변 언저리에 앉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 둘은 항상 붙어 다녔다. 이름도 비슷하고 둘 다 선머슴처럼 머리도 짧고 바지만 입고 다녔다. 그런 데다가 성격도 완전 쾌활 그 자체였다. 말썽꾸러기 같은 면도 있었고 유머도 있어서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둘 다 공부도 잘했던 걸로 기억한다.
미희와 미옥이를 좋아했던 이유가 선머슴 같음이었다. 머리 길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여자한 아이들보다 짧은 머리에 바지만 입고 다니는 털털한 친구들을 좋아했었던 것이다.
그 둘 옆에는 항상 반장이 있었다. 반장은 약간 통통하면서 예뻤다. 중학생인데도 성숙미가 느껴지는 그런 아이였다. 예쁜데 공부도 잘했으니 인기도 많았다. 김태희도 그랬겠지? 예쁜데 공부까지 잘했으니 안 좋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희와 미옥이는 항상 반장한테 장난치는 걸 좋아했다. 난 그런 모습이 좀 질투가 났었다. 항상 둘 옆에 있던 반장이 샘이 났었는지 그 친구의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미희와 미옥이랑 친해지고 싶었다. 학교에 가는 즐거움은 오로지 이 친구들 때문이었다. 결국 친해지긴 했지만 내가 조금 더 좋아했던 미옥이라는 친구는 절친이 될 정도로 가까워지진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각자 다른 반으로 흩어졌고 점점 멀어져 갔지만 난 친구들에게 편지를 종종 썼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 다 다른 곳으로 학교를 배정을 받다 보니 그 이후로 소식은 끊겼다.
아이 러브스쿨로 한참 친구 찾기 할 때도 그 두 친구들은 못 찾았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직도 난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면 설렌다. 보고 싶다.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친구들이고 가장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 행복했던 열네 살 그 시절이 참 그립다.
지금은 학교도 이사 갔고 이름도 바뀌었다. 교복 한 번 입어 보지 못한 그 시절. 보고 싶다 친구들아.
ps.
내가 중학교 입학할 때 교복이 사라졌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 교복이 다시 등장했다. 교복을 완벽하게 빗나간 시기에 학교를 다녀 한 번도 교복이란 걸 입어보지 못한 불운? 행운? 의 세대다. 예쁜 교복 한 번 입어 보고 싶다.